팬을 위한 화끈한 전투, '로보캅:로그 시티'

인간인가 기계인가?
2023년 11월 09일 00시 32분 36초

에이치투 인터렉티브는 Nacon과 협력해 Teyon이 개발한 '로보캅:로그 시티'를 지난 2일 PS5 및 PC 플랫폼 등에 정식 출시했다. 본 타이틀은 한국어 자막을 정식 지원한다.

 

로보캅:로그 시티는 고전 영화 로보캅 시리즈를 기반으로 개발된 신작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로보캅 시리즈의 주인공인 로봇 경찰 로보캅이 되어 범죄로 가득한 디트로이트 구시가지를 누비며 범죄자들을 소탕해야 한다. 여기에 죽어서 로보캅이 되기 전 인간이었던 머피와 기계 경찰이 된 이후의 로보캅 사이의 가치관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스토리에서 풀어내며 플레이어의 선택이 유의미하게 게임의 스토리 및 엔딩에 반영되는 식이라 게임을 즐기면서 플레이어가 로보캅이라는 존재에 대해 가볍게 생각할만한 부분을 던지기도 한다.

 

이번 리뷰는 PS5에서의 플레이를 바탕으로 작성되었다.

 

 

 

■ 로보캅, 기계인가 인간인가

 

실제 고전 영화 시리즈에서도 주인공인 로보캅, 알렉스 머피는 로보캅으로서 프로그래밍 된 부분대로 정의 집행에 열심인 한편으로는 트라우마도 겪으며 멘탈 방면에서 혼란을 일으키는 모습을 보이곤 했는데 이런 점이 로보캅:로그 시티에도 계승되었다. 게임을 플레이하다보면 디트로이트에서 마주치는 다양한 인간군상이 로보캅이나 머피에게 질문을 던짐과 동시에 플레이어에게 꽤나 직접적으로 로봇과 인간이라는 주제로 고민하게 만들려는 의도를 캐치할 수 있다. 과거 모 회사의 어드벤처 게임이 이 캐릭터는 이 일을 기억할 것이라 하고는 실질적으로 큰 영향이 가지 않아 밈처럼 치부된 적이 있는데, 로보캅:로그 시티에서는 플레이어의 행동과 선택이 꽤나 스토리나 성과에 영향을 주므로 화끈하면서도 신중할 필요가 있다.

 

게임의 진행은 핵심 스토리를 바탕으로 선형적인 전개가 준비되어 있지만 일종의 스테이지로 구분되는 각 스테이지 진행 도중에 긴박한 상황만 아니면 나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서브 퀘스트 등의 추가 컨텐츠를 체크할 수 있는 구조다. 분명 맵을 깔끔하게 훑었다고 생각했는데도 결산 화면에서 놓친 서브 퀘스트나 실패한 목표들을 확인할 수 있는 만큼 완벽한 클리어를 원한다면 신경을 꽤나 기울여야 될 것이다. 이런 장면들은 민중의 지팡이로 활약하는 로보캅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한다. 서브 퀘스트의 선택지에 따라서도 디트로이트 주민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고 말이다.

 

스토리는 오리지널 로보캅 시절의 느낌이 물씬 나는 형태로 구성됐다. 메인 퀘스트는 물론 서브 퀘스트에서도 당시의 느낌을 살린 모습을 확인할 수 있으며 치안 상태가 엉망진창인 디트로이트 구시가지의 분위기도 잘 살려냈다고 생각한다.

 


 


 

 

 

■ 처음만 좀 조심하면 화끈한 전투

 

화끈하면서도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앞서 언급한 것은 본 타이틀의 전투가 로보캅 특유의 배짱있게 다 맞으면서 싸워도 이기는 압도적인 면모를 다소 보여주는 편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빙빙 돌리지 않고 말하자면 전투에서도 화끈하게 무기를 갈겨대는 와중에 머리는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로보캅의 스킬을 올려주고 Auto-9의 마더보드에 칩셋을 넣다 보면 머리를 비우고 싸워도 강적이 아닌 이상 큰 피해를 입히지 못하고 금방 수복되는 단계까지 강해질 수 있어 초반에만 좀 신중하면 된다.

 

게임을 시작한 직후 스킬 포인트를 몇 개 얻기 전에는 로보캅이 수많은 적에게 포화를 당하다보면 생각보다 빠르게 내구에 위기가 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때는 좀 몸을 숨겨가면서 싸워야 하나 활력 등 특정 능력치에 먼저 최대한 투자를 한 상태로 싸우면 그냥 무기만 갈겨대고 있어도 적들의 공격을 온몸으로 받으며 일망타진을 할 수 있다. 스캔이나 금고 열기 등을 위해 특정 스킬을 몇 단계까지 올려야만 할 수 있는 경우도 있어 부가적으로 이런 것들을 노린다면 좀 신중하게 스킬을 배분하거나 재분배 기능을 활용해야 한다.

 

로보캅 자체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스킬 외에도 로보캅의 상징적인 무기 Auto-9의 강화도 꽤 전투효율을 낼 수 있다. Auto-9은 마더보드를 획득한 이후 강화할 수 있고, 마더보드는 게임 진행이나 맵을 돌아다니다 찾을 수 있다. 마더보드마다 특수한 능력이나 회로 구조가 다른 편이다. 칩셋 같은 것을 획득해 이 마더보드 회로에 끼워넣으면 이로운 효과나 페널티 효과를 받을 수 있는 방식이다. 페널티가 있는 방향으로 회로의 경로를 연결하지 않도록 칩셋 종류를 잘 골라서 박으면 페널티를 없애거나 최소화해서 마더보드를 활용할 수 있다. 꽤 초반에 얻을 수 있는 마더보드에는 Auto-9의 재장전 필요성을 배제해 트리거를 누르고 있으면 무한으로 탄이 나가는 Auto-9을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 로보캅의 감성을 잘 살려

 

솔직히 객관적으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자면 로보캅:로그 시티는 강력하게 추천하기는 어려운 타이틀이다. 주요 캐릭터 모델링은 확실한 퀄리티를 보여주긴 하지만 전반적인 그래픽이 아주 최신을 달리는 것도 아니고 게임의 전개 방식도 좀 답답한 부분이 없지 않다. 이미 지나온 길을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은 파밍을 놓치면 돌이킬 수 없다는 말이 되기도 하는데 스킬이 부족해 열지 못한 금고나 전혀 존재를 몰랐는데 놓쳐버린 서브 퀘스트 때문에 다시 플레이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그래도 로보캅을 조금이라도 알고 다소 중립에서 호의적인 시선 사이로 바라보는 게이머라면 나름대로 재미있게 시간을 죽일 수 있는 신작이기도 하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극초반에 스킬이 없는 상태에서 로보캅은 조금 허약하게 느껴지나 금방 스킬 투자를 통해 적의 공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걸어나가며 범죄자들을 소탕하는 로보캅의 모습을 연출할 수 있다. 이외에도 낙하 피해를 입지 않는다는 점이나 손에 잡히는 오브젝트 다수를 잡아서 던지기도 하고 적들을 잡아들고 던져버리는 것도 가능한 등 로보캅이라는 캐릭터의 특징을 잘 살린 부분들을 확인할 수 있다.

 

결론으로, 로보캅:로그 시티는 번역에서 조금 들쑥날쑥한 부분들이 있고 진행 관련 제약이 있는 편이기는 하지만 팬들의 향수를 자극할만한 근본적 로보캅 요소들을 챙겼으며 화끈한 사격과 전투법으로 가볍게 스트레스를 풀기엔 나쁘지 않은 팬을 위한 게임이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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