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그룹의 대장이 출전한 어제 경기는 예상과 완전히 맞아떨어지는 결과로 끝났다.
디플러스 기아는 한화생명e스포츠를 상대로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결국 승리를 거뒀고, 젠지는 지난 경기에서의 패배를 경험 삼아 DN 프릭스에게 2대 0 완승을 거뒀다. 경기 내용 면에서도 완전히 상대를 압도하는 플레이가 이어졌다.
2세트에서 다소 어려운 조합을 꺼내 들며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을 제외하면 디플러스 기아의 플레이는 전반적으로 흠잡을 데 없었다. 확실히 이번 LCK 컵에서 가장 폼이 좋은 팀이라 할 만하다.
반면 한화생명e스포츠는 ‘제우스’의 가세 이후 아직까지 팀 정리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느낌이다. 특히 성장에 어느 정도 자원이 필요한 제우스로 인해 상대적으로 ‘바이퍼’가 가난해지는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어제 경기 1세트에서도 경기 초반 제우스가 잃은 손실을 바이퍼가 복구해 주다 보니 결국 바이퍼의 성장이 꼬여 버리는 상황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어쨌든 어제 경기 모두 ‘엘더’ 그룹이 승리를 가져가면서 이제 엘더 그룹은 남은 7경기에서 단 1승만 거둬도 그룹 대항전 승리를 확정 짓게 됐다. 디플러스 기아의 조 1위 가능성도 매우 높아졌다.
참고로 오늘 경기 이후 LCK컵은 잠시 동안 설날 휴식기에 접어들며, 1월 31일(금)부터 5라운드 경기가 재개된다.
1경기 - T1 VS 농심 레드포스
- T1 전력 분석
지난 경기에서 ‘스매쉬’를 기용하며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었던 T1은 사실상 ‘도란’과 ‘구마유시’ 체제에서 돌파구를 찾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증명한 모습이다.
제우스가 있었을 당시에는 제우스를 키워서 캐리를 하는 모습이 일종의 정답지였지만 도란은 그러한 플레이가 전혀 되지 않는 선수다. 그렇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구마유시가 해 주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지금까지 경기에서 구마유시가 기대한 만큼의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다 보니 여러 방향성 실험 중 하나로 스매쉬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스매쉬의 기용 자체가 구마유시의 부진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LCK 컵은 시즌에 앞서 펼쳐지는 맛보기 형식의 대회인 만큼 스매쉬의 기용에 큰 의미를 둘 필요도 없어 보인다.
어쨌든 오늘 경기에서도 스매쉬를 출전시킬지, 아니면 다시 구마유시가 출전할 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T1이 우세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 농심 레드포스 전력 분석
농심 레드포스는 직전 경기 한화생명e스포츠에게 2대 0으로 패하며 1승 2패를 기록 중이다. 확실히 팀웍도 아직 완전치 못하고 선수들의 컨디션이 100% 올라온 상태는 아니지만 지난 경기에서 ‘킹겐’이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고, 교전에서는 오히려 한화생명e스포츠에게 앞서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워낙 팀 자체가 다양한 선수들로 새롭게 구성된 만큼 이것 저것 맞춰야 할 것이 많아 보이며, 그러한 만큼이나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해 이번 대회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두기 어렵겠지만 실제 리그가 진행될 경우에는 이보다 나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지우’의 플레이가 좋지 못하다는 점은 분명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것이 선수단 변화에 따른 일시적인 부분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지우가 살아나지 못한다면 사실상 농심 레드포스의 호성적은 기대하기 어렵다.
아울러 올 시즌 거의 모든 팀들의 미드진이 상향되면서 ‘피셔’ 역시도 다소 부담감을 느끼는 모습이 드러나고 있는데, 피셔 또한 잠재력이 있는 선수인 만큼 어느 정도 적응이 된다면 더 나은 플레이를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
- 실제 경기 분석
사실상 현재 팀 전력이 100%라고 보기 어려운 팀들 간의 경기다. 두 팀 모두 새로운 멤버에 맞춘 플레이 스타일을 다각도로 연구 중에 있는 팀이고, 그러한 만큼이나 팬들이 기대하는 만족스러운 모습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기는 해도 T1이 체급상 우위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으며, 아울러 양 팀 미드진의 차이가 너무나 극명하다. ‘페이커’는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선수이고, 같이 플레이하는 선수들의 능력치를 올려줄 수 있는 선수다.
여기에 ‘오너’ 역시 최상급 정글러라고 하기에 손색이 없는 선수이다 보니 농심 레드포스의 약한 포지션인 정글과 미드에서 좋은 플레이를 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덧붙여 믿었던 지우마저 현재 정상적이지 않은 만큼 이 경기는 T1이 무난하게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T1의 2 대 0 승리를 예상하지만 T1 역시 정상적이지는 않은 만큼 T1이 압도하는 양상이 나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2경기 - OK저축은행 브리온 VS kt롤스터
- OK저축은행 브리온 전력 분석
OK저축은행 브리온은 현재 상당히 알 수 없는 팀이 됐다. 지난 캐스파컵 결승전에서 디플러스 기아를, 그리고 LCK 컵에서 젠지에게 승리하는 경기력을 보였지만 반면 DRX와 농심 레드포스에게는 패배했기 때문이다.
엘더 그룹의 1, 2순위 팀에게는 최근 승리한 전적이 있고 그 외의 팀들에는 패했다. 과연 오늘 경기에서는 어떠한 모습이 펼쳐질지 상당히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운영 능력이 다소 떨어지고 실수가 적지 않지만 생각 외로 교전 능력은 좋다. 특히나 팀의 플레이 스타일이 현재 메타와 잘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있어 오늘 경기에서도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만하다.
- kt롤스터 전력 분석
23시즌 이래 kt롤스터는 꾸준히 팀 전력 하락이 이루어져 왔다. 특히나 올 시즌에는 ‘커즈’를 다시 영입하며 좋은 분위기를 만들고자 했지만 또 다른 선택인 ‘덕담’의 영입은 그다지 좋은 선택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 덕담은 지우와 더불어 가장 좋지 않은 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는 원딜러다. 심지어DRX의 2군 선수인 ‘레이지필’보다도 안정감이 떨어진다.
여기에 불안한 2년 차 탑솔러 ‘퍼펙트’와 신인 ‘웨이’ 역시 안정적인 전력이라고 보기 어렵다. 결국 팀 내에서 믿을 만한 것은 커즈와 ‘비디디’뿐인데, 비디디 역시 LCK 컵에서의 플레이가 썩 좋지는 않다.
kt롤스터가 지금까지 상대해 온 상대가 모두 바론 팀의 1, 2 순위 팀, 그리고 현재 전패를 기록하고 있는 BNK 피어엑스다 보니 정확한 현재 전력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기도 하다. 결국 이번 경기를 통해 현재 kt롤스터의 전력 또한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실제 경기 분석
앞서도 언급했지만 OK저축은행 브리온은 현재 상당히 다이내믹한 행보를 펼치고 있다. 좋은 말로 말하면 고점이 상당히 높은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분위기에 따른 플레이가 이루어진다는 것인데,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오늘 경기에서는 상대적으로 좋은 경기력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미드에서 ‘클로저’가 상당히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 사실 이번 LCK 컵에서 클로저는 DRX의 ‘유칼’과 더불어 가장 플레이가 좋은 선수 중 하나다. OK저축은행 브리온이 젠지에게 승리할 수 있었던 것도 클로저의 활약이 있어 가능했다.
전반적인 전력은 kt롤스터가 조금 더 좋지만 팀 자체의 체급이 더 높다고는 할 수 없다. 사실상 kt롤스터에서 체급이 높은 선수는 커즈와 비디디 두 명 뿐이고 다른 선수들은 그렇지 못하다. 현재 모건이나 클로저가 이들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고 볼 수도 없다.
결론적으로 이 경기는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우위가 나올 가능성이 적다. 그만큼 치열한 경기가 예상되며, 경기 역시 풀 세트까지 가는 접전이 펼쳐질 확률이 매우 높다.
여기에 OK저축은행 브리온의 현재 팀 사기가 최고조다. 이러한 부분을 생각할 때 양팀의 승리 가능성은 50대 50이라고 생각되며, 그만큼 어느 팀이 승리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매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굳이 승리 팀을 꼽는다면 OK저축은행 브리온의 가능성이 1%정도 더 높지 않을까 싶다. 아울러 치열한 경기 양상, 그리고 긴 경기가 예상되는 만큼 전반적으로 많은 킬이 나오는 경기가 될 가능성도 높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