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롤드컵에서 LCK는 T1이 우승을 차지했고, KT 롤스터가 준우승에 올랐다. 여기에 젠지 역시 4강에 진출하며 LCK가 상위권을 거의 독식하는 결과가 나왔다.
올 시즌 역시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한화생명e스포츠가 MSI에서 우승했고, EWC에서는 디플러스 기아가 정상에 올랐다. 두 국제대회에서 모두 LCK 팀이 우승한 셈이다.
그렇다고 작년과 같은 결과를 기대하기에는 다소 불편한 부분도 존재한다. BLG를 비롯한 LPL 팀들의 전력이 여전히 강력하고, 올 시즌에는 유럽 팀들의 선전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G2는 FST에서 젠지를 완파했고, MSI에서도 T1에게 승리했다. KC 역시 EWC에서 T1과 AL을 꺾으며 결승에 진출했다. 이제는 LCK와 LPL뿐 아니라 유럽의 상위권 팀들도 충분히 경계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이번 롤드컵에 참가하는 LCK 팀들은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국제대회 성적이 좋지 않았던 젠지가 국내 우승을 차지했고, 반대로 국제대회에서 우승한 한화생명e스포츠와 디플러스 기아는 국내 우승에 실패했다. 지난해 롤드컵 우승팀인 T1도 이전과 같은 경기력은 아니다.
과연 이번 롤드컵에서는 어떠한 결과가 만들어질까. 각 팀의 국제전 성적과 현재 전력을 바탕으로 지역 별 참가팀들의 경쟁력을 살펴본다.
- 롤드컵 참가 과정과 시드 배정
올 시즌 LCK에는 모두 네 장의 롤드컵 출전권이 주어졌다.
당초 LCK에 배정된 출전권은 세 장이다. 다만 한화생명e스포츠가 MSI에서 우승하면서 추가 출전권이 확보됐고, 그 결과 네 팀이 롤드컵에 참가하게 됐다.
특히 올해는 별도의 롤드컵 선발전이 진행되지 않는다. LCK 플레이오프 최종 성적에 따라 롤드컵 진출팀과 시드가 결정되는 방식이다.
마지막 출전권은 디플러스 기아가 KT 롤스터에게 승리하면서 확정됐다. 이후 젠지가 결승전에서 한화생명e스포츠를 3대 1로 꺾으며 우승했고, 최종 순위에 따라 시드가 결정됐다.
참고로 네 팀 모두 플레이인을 거치지 않고 스위스 스테이지부터 경기를 시작한다.
- 젠지 : 올해도 롤드컵에서 고전할까
젠지는 올 시즌 LCK 우승팀이다.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번 국내 정상에 올랐고, 선수들의 면면 역시 화려하다. 분명 LCK에서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팀이다.
하지만 롤드컵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젠지는 2024년과 2025년 MSI에서 연속 우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롤드컵에서는 모두 4강에 그쳤다. 심지어 2024년에는 T1, 지난해에는 KT 롤스터에게 패했다. 국내에서는 젠지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던 팀들에게 정작 가장 중요한 롤드컵에서는 패한 것이다.
이는 젠지가 롤드컵에서 자신의 전력을 온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물론 두 번의 4강 진출이 나쁜 성적은 아니다. 다만 선수들의 면면이나 국내에서 보여준 경기력을 생각하면 아쉬운 결과인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올해의 국제대회 성적이 지난해보다 더 좋지 않다는 것이다. FST에서는 G2에게 0대 3으로 완패했고, EWC에서도 디플러스 기아에게 패했다. MSI에는 참가조차 하지 못했다. 그나마 여름 국제 대회에서는 강한 면모를 보였던 젠지가 올 시즌은 완전히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젠지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나 강력한 라이너다. '기인'과 '쵸비', '룰러'로 이어지는 선수들의 경기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지어 캐니언 역시 정상급 정글러다. 그만큼 기본적인 체급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는 팀이다. 사실상 젠지의 경기력이 안정적인 이유도 이러한 기인의 능력과 무관하지 않다.
상대적으로 선수들의 체급이 떨어지는 팀들에게 더 큰 효과를 발휘하는 특징도 존재한다. 실제로 체급이 비슷한 팀들을 만나거나 상대가 젠지의 플레이를 효과적으로 공략하는 상황에서는 의외로 쉽게 무너지는 모습도 나온다. 특히나 예상하지 못한 밴픽이나 전략에 대응하는 능력이 다소 아쉽다. 올 시즌 FST에서 G2에게 패했던 것도 이러한 부분과 무관하지 않다.
이는 이번 롤드컵에서도 상당히 불편한 요소다. BLG와 AL 등 정상급 LPL 팀들은 젠지에 비해 선수들의 체급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여기에 G2처럼 밴픽과 운영으로 승부를 보는 팀들도 존재한다.
심지어 올해는 국제대회 성적이 좋지 않다. 국내에서 경기력이 상승했다고 해서 과거 롤드컵에서 보여줬던 문제가 모두 해결됐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현재로서는 젠지의 결승 진출 가능성을 그리 높게 보지 않는다. 선수들의 경기력 자체는 분명 우승을 노릴 만하지만 국제대회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결승전에 오른 기억이 없다. 8강에서 4강 정도의 성적을 예상하며, 적어도 지난 두 번의 롤드컵보다 나은 결과를 거둘 만한 확실한 근거 또한 아직 부족한 느낌이다.

- 한화생명e스포츠 : 이제는 롤드컵 우승을 노릴 만하다
한화생명e스포츠는 올 시즌 MSI 우승팀이다. 특히 결승에서 BLG에게 승리하면서 현재의 전력을 확실히 증명했다.
사실 한화생명은 지난 두 번의 롤드컵에서 모두 8강에 그쳤다. 2024년에는 BLG에게 패했고, 지난해에는 젠지에게 무릎을 꿇었다. 당시에도 충분한 개인 기량을 갖추고 있었지만 정작 강팀들과의 경기에서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카나비'와 '구마유시'가 가세하면서 팀의 전력 자체가 달라졌고, 이러한 변화가 MSI 우승으로 이어졌다. 특히나 이전에는 넘어서지 못했던 BLG를 상대로 승리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현재 한화생명의 가장 큰 강점은 역시나 상체다. '제우스'는 세계 최고의 탑 라이너를 논할 만한 선수다. 라인전에서의 무력도 상당하지만 교전 능력 역시 뛰어나다. 특히 공격적인 챔피언뿐 아니라 탱커를 활용할 때도 충분한 영향력을 보여준다.
단점 역시 상체다. 특히 카나비의 플레이가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다. 공격적인 움직임이 성공한다면 상당한 이득을 만들어 내지만, 반대로 상대의 대응에 막힐 경우에는 불필요한 손해를 보는 상황도 적지 않다.
MSI에서도 BLG의 정글 운영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LYON을 상대로도 풀 세트 접전을 펼쳤다. 선수들의 체급은 높지만 팀 전체의 운영이 완벽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이유다.
그럼에도 국제대회에서의 한화생명은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 무엇보다 MSI에서 BLG에게 한 차례 패한 이후 결승에서 다시 만나 승리했다는 점이 크다. 상대의 강력한 전력에 밀리면서도 다시 승리할 만한 방법을 찾아냈다는 의미다. 이는 과거 롤드컵에서 강팀을 넘어서지 못했던 한화생명의 모습과는 확실히 다르다.
물론 젠지와 같은 안정적인 운영을 펼치는 팀에게는 여전히 고전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카나비의 공격적인 플레이가 제대로 먹히지 않는다면 팀 전체가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고 말이다.
그럼에도 이번 롤드컵에서는 충분히 우승을 기대할 만하다. 최소 4강 이상을 노릴 만한 전력이며, 현재의 경기력이라면 결승 진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 T1 : 롤드컵에서만 강했던 과거, 올해도 이어질까
T1은 지난해 롤드컵에서 우승하며 3연패를 달성했다. 특히나 국내에서는 4위에 머물렀음에도 롤드컵에서 AL과 TES를 연달아 꺾고, 결승에서는 KT 롤스터에게 승리했다.
문제는 올해의 T1이 과거와는 다르다는 점이다. 기존 구마유시가 한화생명e스포츠로 이적했고, 그 자리를 '페이즈'가 대신하고 있다. 팀 구조 상 ‘케리아’의 운신 폭이 상당히 좁아진 모습이기도 하다.
현재 T1은 바텀의 비중이 상당히 높은 팀이다. 페이즈와 케리아가 라인전에서 우위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플레이가 많다.
물론 이러한 방식 자체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바텀의 경기력이 강력한 만큼 상대에게 충분한 부담을 줄 수 있다.
다만 과거의 T1은 바텀의 안정적인 경기력과 더불어 케리아가 다른 라인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경기 전체를 풀어가는 능력이 상당히 좋았다. 오너와 페이커 역시 이러한 플레이에 호응하면서 다양한 승리 방법을 만들어 냈고 말이다.
반면 올해는 바텀에서 만들어 낸 이득을 다른 라인으로 연결하는 능력이 다소 아쉽다. 특히나 중후반 운영에서 불필요한 실수가 나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러한 문제들은 실제 국제 대회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MSI에서는 BLG에게 2대 3으로 패했다. 당시에는 나름 접전 양상의 경기가 이어졌고, 상대의 전력 또한 상당히 강력했기에 충분히 납득할 만한 결과였다.
하지만 G2전 선수들의 체급이 더 높다고 보기 어려운 상대였음에도 1대 3으로 패했다. EWC에서도 KC를 넘어서지 못했다. 두 유럽 팀의 공통점은 밴픽과 운영에서 강점을 보인다는 것이다. T1의 유연하지 못한 운영이 족쇄로 작용한다는 의미다.
특히 과거 T1은 롤드컵에서 상대의 전략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능력이 좋았다. 이러한 강점이 사라진 셈이다.
물론 T1에게는 여전히 '페이커'가 존재한다. 페이커는 과거처럼 매 경기 압도적인 라인전을 보여주는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운영이나 교전 설계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오너 역시 좋은 정글러다. 두 선수의 호흡이 살아난다면 T1의 경기력도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그만큼 이번 롤드컵에서는 페이커와 오너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케리아가 바텀에 묶이지 않고 이전처럼 다양한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다면 팀 전체의 경기력도 상당히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물론 과거에도 T1은 국내 성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롤드컵 우승을 만들어 냈다. 올해 역시 이러한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은 존재한다. 현재로서는 4강 정도를 기대할 만한 전력이라고 생각된다. 다만 T1 특유의 국제대회 경쟁력이 살아난다면 4강 이상의 성적도 충분히 가능할 듯 보인다.
문제는 그러한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적어도 지금까지 보여준 경기력만으로 롤드컵 4연패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 디플러스 기아 : 의외의 결과를 만들어 낼 가능성은?
디플러스 기아의 최근 롤드컵 성적은 좋지 못하다. 2020년 우승과 2021년 준우승 이후 국제대회에서의 경쟁력이 상당히 떨어졌다. 2023년과 2024년에는 스위스 스테이지에서 탈락했고, 지난해에는 롤드컵 진출에도 실패했다.
그에 반해 올해는 과거와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스매시'의 가세가 상당히 긍정적이다. 강력한 화력을 가진 선수이며, 올 시즌 EWC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결승 MVP에 선정됐다.
특히나 기존 에이밍과는 다른 스타일의 플레이를 보여준다는 점이 흥미롭다. 스매시는 공격적인 움직임을 바탕으로 직접 경기를 주도할 만한 능력이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팀의 핵심 화력 이상의 역할도 가능하다.
'루시드' 역시 올 시즌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루시드는 적극적인 플레이를 선호하는 정글러다. 초반부터 활발하게 움직이며 상대를 압박하고, 이를 바탕으로 아군 라이너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 준다.
중심을 잡아 주는 ‘쇼메이커’와 ‘시우’ 등 전반적으로 잘 하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선수가 많다. 문제는 잘 풀리지 않을 때의 상황이다.
특히 시우의 경우 경기력의 기복이 상당하다. 상대의 공격에 쉽게 무너지는 경우도 있다. 커리어 역시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는 선수라고 보기는 어렵다. 만큼 각 선수들의 경기력에 따라 팀 전체의 전력이 크게 요동치는 성향이 강하다.
EWC의 선전은 강팀들의 피로 누적, 그리고 적은 세트 수에 의한 이점도 분명 존재했다. 하지만 롤드컵은 다르다. 충분히 쉬고 많은 경기를 한다. 신인급 선수들의 비중이 높은 디플러스 기아에게 그리 좋은 상황은 아니다.
현재로서는 스위스 스테이지 통과 여부가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EWC에서 보여준 경기력이 다시 나온다면 8강 이상의 성적도 충분히 가능할 수 있겠지만 생각보다 8강에 갈 만한 팀들이 그리 적은 상황은 아니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