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로 느끼는 극한의 공포… 더 인페이션트

‘언틸던’ 제작진의 호러 신작
2018년 02월 09일 00시 01분 49초

오랜 기간 별다른 신작 없이 잠잠했던 침체된 국내 PSVR 시장의 활력을 다시 한번 불어넣고, VR 게이머에게 색다른 감동과 재미를 선사할 게임이 국내에 상륙했다.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코리아(SIEK)의 유통 하에 지난달 24일 정식 발매된 ‘더 인페이션트’는 영국 슈퍼매시스 게임사에서 지난 2015년 PS4 플랫폼용으로 개발해 많은 이들에게 호평을 받은 호러 서바이벌 장르 ‘언틸던’ 시리즈의 뒤를 잇는 스핀오프 격 작품이다.

 

■ 언틸던의 뒤를 잇는 검증된 호러 신작

 

 

 

기존 작품과 달리 PSVR 전용 플랫폼으로 개발된 본 작품은 특유의 몰입감이 일품이다. 플레이어의 눈과 귀로 생생히 전달되는 화면과 소리는 시청각적 공포감을 기존 작품보다 수 배는 끌어 올려 보다 생생한 공포와 스릴을 맛볼 수 있다.

 

본 게임은 언틸던 본편으로부터 60년 전에 벌어진 일련의 시건을 배경으로 진행된다. 플레이어는 자신이 누군지 기억하지 못하는 기억 상실증 환자가 되어 작중 배경인 블랙우드 요양원을 탐색하며 자신이 누구인지 자각해야 하며 왜 자신이 이 곳에 붙잡혀 있는 것인지, 그리고 이 곳에서 탈출할 방도를 찾아내야만 한다.

 

 

 

게임 진행은 단순히 일자 형식의 직선적인 스토리 라인이 아닌 다양한 선택지를 통한 여러 갈래의 멀티 스토리 전개로 이어진다. 곳곳에서 나오는 다양한 선택지들은 플레이어의 스토리 진행에 큰 영향을 주며 이러한 다수의 선택 분기점들로 인해 다양한 멀티 엔딩을 볼 수 있기에 단순히 1회차로써 끝이 아닌 다 회차 진행이 가능해 플레이 할 때마다 색다른 스토리 전개를 맛볼 수 있는 점이 매력.

 

 

 

멀티플레이 게임도 아니고 컨텐츠가 제한적인 호러 서바이벌 장르다 보니 대다수의 게임이 1회차를 진행하면 사실상 더 이상 아무것도 할 게 없기 마련인데, 본 게임은 멀티 엔딩을 지원해 이렇듯 다양한 엔딩들을 지원, 스토리라인의 폭을 넓힌 점은 매우 큰 장점이라 말할 수 있다.

 

더불어 전작과 마찬가지로 캐릭터를 조작해 사물을 조사하고 움직이며, 다양한 선택지로 인물 간의 관계의 변화를 꾀하는 등 다채로운 액션이 가능한 점도 매력적인 부분.

 

 

 

■ 뛰어난 몰입감과 극한의 공포감이 일품

 

다만 앞서 장점으로 언급했던 멀티 엔딩의 이점은 플레이 내내 그다지 크게 부각되지 못했다. 필자는 각 분기점 선택지를 하나하나 유심히 정독하고 결과에 큰 기대감을 품으면서 스토리를 진행했으나, 최종적 결과는 그냥 아무거나 막 눌러도 별 차이가 없었다. 멀티 엔딩이라는 멋있는 수식어로 포장한 별 볼 일 없는 시스템으로 사실상 없어도 무방한 정도였다.

 

그리고 초반부는 극한의 공포감과 몰입도를 선사했으나 진행 중반부로 갈수록 이러한 스릴이 점차 떨어지며 심지어 후반부에 와서는 아예 대놓고 엔딩을 스포일러 해버리는 존재가 등장해 버려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더불어 지금껏 발매한 모든 VR 전용 게임이 그렇듯 플레이 타임이 비교적 짧은 편이라 아쉬움을 자아낸다. 이는 1회차 루트 기준 2시간 내외로 엔딩을 볼 수 있는 정도로, 일반적인 영화 한 편 분량에 해당하는데, 같은 공포 어드벤처 장르의 게임 대다수가 플레이 타임이 1회차 기준 길게는 10시간 내외, 막힘없이 한꺼번에 순조롭게 진행해도 대다수가 5, 6시간 분량 수준인 점을 감안한다면 이는 지나치게 짧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또한, PSVR 성능상 한계라 어찌할 방도가 없는 낮은 해상도와 픽셀 현상, 그리고 사람 체질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플레이 시의 어지러움 등을 느낄 수 있는 점도 게임을 즐기기 전에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필자의 경우 지난 십 수년간 1인칭 시점의 FPS 게임 장르 하나만 어림잡아 최소 수천 시간을 즐겨왔고 마찬가지로 3인칭 PC MMORPG나 TPS, 휴대용, 거치형 기종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장르의 3D 비디오 게임 등을 플레이했고 아무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지만, 본 작품을 플레이 시 극도의 멀미와 어지럼을 느낄 수 있었다.

 

 

 

이는 본 게임이 1인칭 시점이라 기본적으로 시야각이 넓은 편이 아닌데 거기에 PSVR 기기의 사방이 꽉 막힌 답답한 시각이 추가로 제공되며, 플레이 내내 펼쳐지는 어둡고 음침한 주변 환경 등 PSVR 본체 자체의 기능적 요인과 게임 배경 모두가 이러한 멀미의 요인으로 느껴졌다.

 

높은 FOV 값으로 많은 이들의 속을 울렁이게 만들고 3D 멀미의 최고봉이라 일컫는 ‘하프라이프2’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같은 공포 어드벤처 장르의 ‘암네시아’ 시리즈에서 어지럼증을 느꼈다면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개인차가 존재하는 부분이니 너무 걱정하지는 말자. 돌이켜 생각해 본다면 이러한 문제점들은 오히려 역으로 장점으로 적용될 수도 있다. 1인칭에 음산하고 어두운 배경이라 얻게 되는 높은 긴장감은 보다 게임을 한층 몰입시켜주는 요소임에는 반박의 여지가 없다.

 

이처럼 본 작품은 해당 게임의 베이스가 되는 언틸던 그 이상의 색다른 재미와 감동, 그 전 줄거리를 접할 수 있는 멋진 호러 서바이벌 게임이다. VR이기에 가능한 뛰어난 게임 몰입감은 타 호러 게임과는 또 다른 특유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독특한 재미와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니 자신이 공포 장르의 게임을 좋아한다면 한 번쯤 즐겨보도록 하자.

 

 

김자운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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