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분위기 잘 살린 RPG, '빛의 계승자'

좋은 분위기와 스토리
2018년 03월 13일 01시 56분 22초

지난 7일 출시된 게임빌의 신작 '빛의 계승자(Heir of Light)'는 글로벌 안드로이드 구글플레이 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동시에 첫 선을 보였다. 다크 판타지라는 컨셉에 맞춘 고풍스러운 비주얼과 독특한 세계관이 매력적인 작품이며 실제로 게임 내에서 볼 수 있는 일러스트나 게임 자체의 분위기, 스토리 진행 등이 그간 출시된 RPG들과 비교했을 때 꽤 괜찮은 느낌을 준다는 점에서 좋은 인상을 남긴다.

한편 수집형 RPG라는 장르의 틀을 그대로 따라가는 빛의 계승자는 전략성과 액션성을 강조하겠다며 마스터 캐릭터와 서번트 캐릭터의 협동 공격 시스템을 더해 독특함을 선보이려 했다. 턴 기반으로 진행되는 방식이 아닌 실시간으로 벌어지는 전투 방식을 지원하고 250여 종에 다다른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해 플레이어의 팀이 되거나 적으로 등장한다.

빛의 계승자를 즐기는 플레이어는 수집형 RPG에서 즐길 수 있는 컨텐츠들을 방사형 월드맵에서 자유롭게 즐길 수 있고, 이를 통해 플레이어가 원하는 방향으로 월드맵을 개방해나가는 것도 가능하다. PVE 외의 컨텐츠인 PVP 컨텐츠로 3 vs 3 대전과 타워 침공 등 다양한 PVP 모드를 제공한다.



■ 분위기와 스토리가 살아있다.

분위기가 살아있는 게임은 플레이어의 몰입감을 자극해 게임 속 세상에서 유혹의 손짓을 날리며 플레이어를 끌어당긴다. 게임빌의 빛의 계승자는 그런 분위기를 잘 형성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자사가 다크 판타지라는 컨셉을 표방한 것처럼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을 경악스러운 어둠으로 몰아넣은 검은 피 사건으로 시작된 작품의 세계관을 인트로 영상에서 적절한 삽화와 함께 풀어내며 분위기를 살리는 것에 일조했고 이어지는 게임의 분위기도 다크 판타지에서 어긋나지 않도록 조심한다는 점이 엿보인다.

이와 함께 빛의 계승자는 RPG의 중요한 요소를 꼽을 때 차치하기 어려운 스토리를 적절히 이끌어가는 작품이기도 하다. 스마트 플랫폼 RPG에서 자주 경시된다고 이야기 하는 스토리 부분을 유연하게 이끌어간다는 느낌을 준다. 플레이어가 '계승자'가 되는 과정부터 시작해 교구와 에녹의 기사에 얽힌 이야기들을 차례로 풀어나가고, 이쪽이 어느정도 해결됐다 싶으면 새로운 등장인물과 함께 새로운 복선과 설정들을 던지며 캐릭터들의 대화를 이용, 유연한 스토리 진행과 세계관 소개를 해내고 있다. 작위적인 느낌이 강하게 들거나 지나치게 가벼운 느낌을 주는 작품들과 달리 스토리의 진행이 나름대로 매끄럽다.

물론 모 혈액본 같은 게임과 비슷한 분위기라고 느낄 수 있는 요소가 없지 않지만 요사이 출시된 스마트 플랫폼 RPG 장르 중에서는 모처럼 컨셉에 맞는 분위기를 살리고, 스토리 전개를 잘 이끌어가는 작품임에는 이견이 없다. 스토리 대화나 튜토리얼 대화는 물론이고, 연출 장면에서도 기본적으로 음성이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스토리 연출이 조금 심심한 기분이 든다. 아, 플레이어의 캐릭터가 이야기의 핵심이 되어 이끌어가는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조금 아쉬울지도 모른다. 플레이어를 계승자로 만들어 준 말하는 책 교수나 플레이어를 지키기 위해 배정된 성녀, 그리고 마스터로 선택한 캐릭터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주인공이 책인 것 같다는 느낌도…….





■ 굳이 구분한 이유, 연계기

새벽별 교단의 계승자로서 초반부 스토리를 진행하면 자연스레 '마스터'라는 캐릭터를 소환할 수 있다. 로딩 도중에 자주 나타나는  다섯 명의 캐릭터들이 마스터 캐릭터로, 일정 레벨 이상 플레이어가 성장해야 새로운 마스터와 계약할 수 있고, 우측의 남여 캐릭터는 그 외에도 조건이 붙어 초반에는 이용할 수 없는 마스터다. 각각의 마스터들은 자신에게 얽힌 이야기들을 가지고 있고, 복수의 마스터와 계약하고 있다면 게임 도중 로비에서 자유롭게 마스터를 변경할 수 있다.

마스터와 함께 전투에 나가는 3종의 캐릭터들이 '서번트'다. 서번트 캐릭터들은 몬스터 형태의 캐릭터부터 정령 캐릭터 등으로 시작해 태생 등급이 높을수록 인간형 캐릭터가 많아진다. 상대적으로 태생 고등급 캐릭터를 얻기 힘든 편이라 특별히 리셋을 시도하지 않는다면 정령과 몬스터 같은 3성 이하 서번트 캐릭터들을 운용하기 십상이다. 마스터 캐릭터 외의 모든 서번트 캐릭터는 속성별로 준비되어 있어 색깔놀이로 등장한다.

굳이 이들이 마스터와 서번트로 구분된 이유는 마스터 캐릭터와 서번트 캐릭터의 협동 공격인 '연계기'의 영향인 것으로 추측된다. 마스터들은 자신만의 낙인을 가지고 있고, 서번트 캐릭터들도 마찬가지로 낙인을 소유하고 있다. 이 낙인이 마스터와 동일하다면 전투 도중 마스터와 연계기를 펼칠 수 있다. 일반적인 스킬 게이지와 마찬가지로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사용할 수 있는 형식이다. 일반적인 스킬과는 조금 다른 연출을 보여준다.





■ 초반부가 힘든 게임

빛의 계승자는 초반부가 힘든 게임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마구잡이로 현금 결제를 하면 어떤 게임에서나 강해질 수 있으니 그런 부분을 차치하고 이야기해보면 생각보다 곤욕스러운 초반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을까. 우선 1~3성 서번트를 소환할 수 있는 소환석은 스테이지를 진행하며 종종 얻을 수 있지만 3성~5성을 소환할 수 있는 소환석은 획득처가 굉장히 제한적이다. 일종의 유료 재화와 대동소이한 느낌인데 이것만 있으면 되는 것이 아니라 소정의 골드도 사용해야 한다. 소환 자체에 드는 골드는 그리 큰 금액이 아니지만 문제는 따로 있다.

조금 사전 설명을 할 필요가 있는데, 기본적으로 전투는 마스터 캐릭터와 서번트 캐릭터로 구성된 최대 4인 VS 보스몬스터 1체와 먼저 부수거나 보스 처치 시 자동으로 폭파되는 타워 1체로 이루어진다. 첫 스테이지만 해봐도 알 수 있지만 전투가 꽤나 힘든 편이다. 자동 전투를 눌러둔다면 알아서 진행은 되지만 그렇다고 적이 빠르게 죽어주지는 않기에 긴 시간이 걸린다. 이게 각 타일의 최종 스테이지만 그런 것이 아니라 모든 스테이지에서 단단한 보스가 등장하기 때문에 전투 하나하나가 길다고 느껴지는 것.

실질적으로는 1분 30초 이내로 대부분 마무리가 되지만 네 명의 캐릭터가 한 명의 보스 캐릭터를 두들기고 있어서 더 크게 느껴지는 영향도 있다. 초반부가 힘든 게임인 이유는 말 그대로 전투의 템포가 늘어진다는 감이 있고 박진감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초반 진행이 꽤 힘들게 느껴지기 때문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마스터와 서번트에게 최소 4세트로 구성된 문장을 넣어줘야 조금 나은 상황이 된다. 헌데 이 문장은 초반에 많이 나오지도 않고, 스토리 진행에 따라 새로운 종류의 문장이 나오기 때문에 자신의 팀에 맞는 문장을 획득하려면 꽤나 시간이 든다는 점이 문제다. 게다가 초반부에는 그리 고등급의 문장을 받을 수도 없으므로 사실상 저등급의 문장을 강화해서 사용해야 전투에서 답답함이 조금 줄어든다. 따라서 최소 4명의 캐릭터가 4개의 문장을 9강화까지는 올려줘야 뭔가 눈에 보이는 변화가 생기는데 여기에 필요한 것도 골드라는 것.

그냥 캐릭터 자체를 육성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레벨을 올리면 스킬 포인트를 배분할 수 있는 마스터 캐릭터를 제외하면 모든 서번트 캐릭터는 동일한 캐릭터를 먹이지 않는 한 스킬 레벨이 오르지 않는다. 하하.





■ 발열이 조금 심해

끝으로 몇 가지 이야기하자면 정말 당면한 과제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삼성 갤럭시노트8을 기준으로 발열이 심하다. 게임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뜨겁게 달궈진 난로를 만들 수 있고, 갤럭시노트8을 사용하면서 처음으로 '이대로 게임을 계속 굴리면 기기에 문제가 생기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발열량이다. 그와 동반해 배터리 소모 속도가 빠른 편.

또, 인터페이스 등의 조작에서 다소 아쉬운 감을 찾아볼 수 있는데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마스터나 서번트에게 장착시키는 '문장'을 강화할 때, 1회 강화와 10회 강화 버튼을 모두 제공하지만 10회 강화가 10회 연속, 또는 10회 이내에 골드를 소진할 때까지 강화를 시도하는 것이 아닌 10회 도중 강화가 성공할 때까지만 작동하는 형태라서 1회 강화와 기능적인 차이가 옅게 느껴진다. 빙빙 돌릴 것 없이 말하자면 10회 강화를 시켜서 조금 편하게 강화를 진행하고 싶은데 도중에 1강화에 성공하면 멈춰버려서 불편하다. 이런 소소한 요소들의 개선이 조금 필요해보인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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