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자랑(?)은 없지만 암울함은 한가득, 데스 엔드 리퀘스트 : 게임샷

암울한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 독특한 미소녀 RPG가 출시됐다.

CFK는 컴파일하트의 PS4 오리지널 RPG '데스 엔드 리퀘스트'를 한글화로 선보였다. 이 게임은 '소드아트온라인'처럼 가상과 현실 세계를 넘나드는 VRMMORPG '월즈 오디세이'를 무대로 했고, 플레이어는 주역 미소녀들의 서포트가 되어 그녀들이 절망에 빠지지 않게 돕는 것이 목적이다.

데스 엔드 리퀘스트의 스토리는 게임 개발 회사 이니그마가 VRMMORPG 월드 오디세이를 만들게 됐지만, 디렉터인 '니노미야 시이나'가 실종하게 되면서 프로젝트는 중단됐다. 그리고 1년 후 중단됐던 월드 오디세이는 온갖 버그에 침식된 상태로 복원이 되고, 주인공이자 플레이어 캐릭터인 게임 프로그래머 '미즈나시 아라타'가 이 세계에 난입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울러 이 게임은 '콥스파티' 시나리오 디렉터 케도인 마코토가 '99%의 배드 엔딩'을 테마로 시나리오를 구성한 만큼 절망적이면서도 암울한 흐름이 압권이고, 게임 시작부터 니노미야 시이나가 적에게 머리를 뜯겨 먹히는 임팩트한 장면이 눈 앞에 펼쳐진다. 물론, 콥스파티처럼 호러 게임은 아니기 때문에 장기자랑(?)과 호러적인 연출은 없는 편이다.

게임의 시스템은 간단하다. 여타 턴제 RPG들처럼 각양각색으로 이뤄진 맵을 돌아다니고, 적 및 보스와 조우하면 전투가 시작된다. 전투는 적아군 행동치에 따라 순번이 정해지고, 플레이어가 공격하게 되면 3번의 커맨드를 이용해 적을 해치워야 한다. 적을 히트하면 마지막 타격에서 공격한 방향으로 날려버릴 수 있으며, 날려진 곳에 아군이 있으면 추가 타격을, 장애물에 부딪히면 추가 데미지를 받는 등의 효과가 생긴다.

또한, 전투 중 공격 및 스킬 조합에 따라 신규 스킬이 생기고, 미소녀 캐릭터들이 버그에 의해 오염되면 강력한 형태의 변신인 '글리치 스타일'을 사용 가능하다. 단 글리치 스타일은 강력한 공격력을 얻는 대신, 한계치가 넘으면 행동 불능이 되니 주의할 것.

주인공은 전투에 직접적인 참여를 하진 않으나, 치트 코드로 추가 스킬을 사용하는 '코드잭'과 포획한 소환수를 전장에 푸는 '소환', 전장의 룰을 바꾸는 '인스톨 장르' 메뉴로 미소녀들을 서포트 할 수 있다.

이외로도 맵에서는 버그를 활용해서 특정 구간을 지나가는 버그 액션과 어드벤처 모드로 진행되는 '현실'로 넘어가 다양한 수수께끼를 풀어 시나리오를 진행해야 한다. 또 진행 중 이벤트마다 갖가지 분기가 생기는데 자칫 잘못 선택하면 배드 엔딩으로 이어지니 신중히 선택할 것. 참고로 배드 엔딩을 보고 해당 차트를 확인하면 아이템이 제공되니 반드시 확인하도록 하자.

캐릭터 모델링은 어떤 미소녀 게임보다 훌륭하다고 평할 정도로 잘 만들어졌고, 여기에 인기 성우진들이 목소리를 불어넣어 한층 몰입감을 높인다. 게임 난이도는 취향에 맞춰 설정할 수 있고, 전투 밸런스도 도전 욕구를 자극할 정도로 훌륭하게 이뤄졌다. 아마 컴파일하트가 낸 게임 중 탑클래스 완성도를 자랑한다.

반면, 아쉬운 점도 보인다. 먼저 대화 모드랑 맵 모드로 전환이 잦은데, 그때마다 자잘한 로딩이 거슬리고, 또 분기 선택지가 언제 나올지 예측이 힘들어 어느 타이밍에 세이브를 해야 할지 난항이 있다. 특히 세이브 후 1시간 이상 플레이해놓고 배드 엔딩 루트 잘못 선택해서 재시작하면 1시간 전으로 돌아간다. 사실 타 게임처럼 자동 세이브를 정기적으로 활성화시켜주면 좋을 것 같은데, 이 게임의 현실은 자동 세이브는 배드 엔딩 언락 용도로만 사용된다.

전반적으로 데스 엔드 리퀘스트는 주인공들을 극악의 상황까지 몰아놓고 괴롭히는 내용이 주를 이루니, 한층 긴장감 있고 암울한 스토리를 좋아하는 유저라면 반드시 플레이해보자.

이동수 / ssrw@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