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 향후 영향과 대책은

협회, WHO와 복지부에 계속 이의 제기
2019년 05월 28일 15시 14분 32초

국내 게임업계와 학계, 기관 등이 모여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에 대해 머리를 맞댔다.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 결정 소식이 나온 지 3일 만인 28일, 한국게임산업협회와 한국게임법과정책학회는 '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에 따른 긴급토론회'를 개최하고 향후 영향과 해결 방법 등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주제 발표를 맡은 임상혁 한국게임법과정책학회 회장은 "게임을 질병으로 규정하고 국가의 치료 대상으로 삼는 것은 지나친 국가후견주의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하고, "헌법상 '문화정책'은 문화 자체가 아니라 문화가 생겨날 수 있는 문화 풍토를 조성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는 만큼 다양한 문화의 가치를 인정하고 정책적인 배려 대상으로 간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게임을 관리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놀이 문화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강경석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본부장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청소년 2000명을 대상으로 추적 조사한 결과를 예로 들며 "5년 내내 게임과몰입 상태였던 이들은 1.4%에 불과했으며, 게임과몰입군으로 분류된 청소년이 일반군으로 이동하거나 반대의 사례는 50% 이상으로 빈번했다. 친구들과 공유하는 놀이 문화 중 하나가 게임이다 보니 쉽게 몰입했다가 또 쉽게 빠져나온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만 놓고 본다면 50%에 가까운 청소년들이 '게임이용장애자'로 낙인이 찍힐 수 있는 셈이다.

 

강 본부장은 또 "집안에 문제가 있는 청소년들이 탈출구로 삼는 것 중 하나가 게임이다. 또 도박이나 약물 등 중독을 유발하는 물질과 달리 게임과몰입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MRI 촬영 결과를 봐도 뇌에 구조적인 변화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용자 주변 환경의 문제가 게임과몰입이라는 결과로 도출된 것이지, 게임 자체가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10대 청소년에게 정신질환자라는 코드가 매겨지면 대학 진학 시 또는 취업 시 우리나라처럼 닫힌 사회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다"며 "학부모단체에서 지금은 찬성하지만 나중에 자기 자녀가 정신질환자가 된다고 했을 때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깊은 우려를 표했다.

 

전영순 건국대학교 충주병원 게임과몰입힐링센터 팀장은 현장의 상담 경험을 바탕으로 "게임 중독은 '치료'로 접근하기보다 '관리'로 접근해야 한다"며 "게임 중독, 인터넷 중독, 스마트폰 중독 증세를 보이는 청소년들은 가족 내에서 친밀감이 낮거나 교우관계가 원만하지 않아 몰입했다고 답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전했다.

 

또 "부모들이 자녀가 게임하는 것을 싫어하는 것은 아이들이 중독자가 될까 봐 걱정한다기보다 내 자녀를 내 맘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을 걱정하는 이유가 더 크다"며 "아이 스스로 통제할 수 있도록 충분한 기회를 주고 있는지 부모들께 묻고 싶다"라고 말했다. 게임과몰입의 경우 무엇보다 이용자 스스로의 통제가 중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성회 크리에이터는 게임을 '신생 문화'로서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황에 분노를 표했다. 그는 "과학 기술의 발전에 따라 변화한 문화를 두고 화학적 유해물질로 받아들이니 답답하다"라고 토로하면서 "과잉의료화 움직임에 이권집단이 개입한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라고 말했다.

 

국내 게임업계에 대해서도 자정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사태에 대해) 마음 놓고 반박을 펼치고 싶어도 '3N 게임들이 사행성이 강한 것은 사실이 아니냐'는 댓글에 뜨끔하게 된다"며 "업체들도 슬롯머신에 껍데기 씌운 게임이 아니라 게임다운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한편, 한국게임산업협회는 WHO에 지속적으로 이의를 제기해 국내 도입을 막는다는 계획이다.

 

최승우 한국게임산업협회 정책국장은 "WHO 총회에서 의결됐더라도 WHO 보건의료분야 표준화 협력센터를 통해 이의를 제기하면 수정할 수 있다"며 WHO는 물론 보건복지부에 계속적으로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참고로 게임이용장애가 질병코드로 등재된 11차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안(ICD-11)의 국내 도입은 2025년에 예정된 한국표준질병 분류체계 개정 시 논의될 예정이다.​ 

 

 

김성태 / mediatec@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파워포토 / 1,087,450 [05.28-04:38]

음.. 프로게이머는 프로환자로 이름 바꾸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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