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 감성 그대로, 스위치 신작 '젤다의 전설 꿈꾸는 섬' : 게임샷

잘 만들어둔 명작은 수십 년이 지나도 그 재미는 변하지 않는다.

1993년 출시한 게임보이용 '젤다의 전설 꿈꾸는 섬'을 말하는 것이다. 이 게임은 1991년 출시한 '젤다의 전설 신들의 트라이포스' 후속작격 작품이며, 시리즈 최초로 게임의 아이텐티티인 '젤다'가 등장하지 않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별다른 설명 없이 플레이어가 알아서 게임을 상상하고 진행하라는 이전 작과 다르게 시나리오가 풍부해졌으며('젤다의 전설' 시리즈 기준), 게임보이라는 하드웨어 성능을 극대화한 완성도로 전 세계 팬들에게 큰 재미를 준 바 있다.

시리즈 최고 명작 중 하나로 손꼽히는 꿈꾸는 섬이 닌텐도 스위치로 출시됐다. 꿈꾸는 섬은 1998년 게임보이 컬러로 '젤다의 전설 꿈꾸는 섬 DX'라는 이름으로 이미 리메이크된 바 있으나, 그보다 20년의 세월이 더 지난 올해 또 한 번 리메이크됐다.

한국닌텐도에 의해 출시한 스위치판 꿈꾸는 섬은 원작 본연의 재미를 보여주겠다는 의미를 담은 듯한 느낌이 강하다. 기존 시리즈의 경우 리메이크나 이식작은 추가 타이틀명이 붙었으나, 이번 작은 원작 제목 그대로 간다.

실제 게임 구성도 심플하다. 몇 세대 지난 콘솔에서 리메이크됐다고 해서 특별한 기교를 부린 것도 아니고, 그래픽과 편의성, 약간의 개선점 등만 바꿔 그대로 출시했다. 사실 수십 년 전 게임이 현재 유저에게도 그대로 먹히는 게임이 굉장히 드문데, 닌텐도가 이 작품에 대해 얼마만큼 자신감을 보였는지 이번 게임을 해보면 잘 알 수 있었다.

게임 진행 방식은 간단하다. 첫 번째 작품 '젤다의 전설'과 이야기가 연계되는 세 번째 작품 신들의 트라이포스 계보를 잇는 탑뷰 시점(일부 지역은 사이드뷰)의 액션RPG이며, 여타 RPG처럼 별도의 레벨업은 없으나 새로운 장비나 아이템 등을 얻으면 주인공 '링크(디폴트명)'이 강화되는 형식이다. 또 게임 곳곳에 배치된 하트 조각 등을 모르면 체력 성장은 가능하다.

아울러 링크를 조작해 마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약간의 힌트를 얻은 후 필드 및 던전을 거쳐 마을을 어지럽히는 악당들을 해치우면 이야기가 전개된다. 각 던전은 약간의 두뇌를 요구하는 다양한 퍼즐형 트랩이 곳곳에 마련돼 플레이어의 도전욕구를 자극한다.

그리고 이번 작은 기존 작들과 달리 파격적인 시도를 한 점이 주목된다. 링크가 상점에서 물건을 훔쳐 달아나면 NPC들이 이름을 불러주는 것이 아닌 '도둑'이라 부르고, 이 상태에서 다시 상점에 들어가면 상점 주인이 플레이어에게 에네르기파를 사용해 즉사시키는 것은 명장면. 또 젤다의 전설 외전인지, 슈퍼마리오 외전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슈퍼마리오 캐릭터가 대거 등장하며, 이런 캐릭터들은 타이틀명 꿈꾸는 섬이 어떤 곳인지 명확하게 전달해준다.

이번 꿈꾸는 섬은 그래픽도 볼거리 중 하나이다. 이전 작들은 도트로 그래픽이 구성됐으나 본작은 플라스틱 느낌이 나는 3D 그래픽으로 이뤄졌고, 여기에 주요 캐릭터는 성우진이 배치돼 게임이 한층 생동감이 생겼다. 더불어 오프닝이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점도 주목해야 될 부분.

게임 밸런스는 크게 건드리지 않았다. 체력 게이지인 하트와 돈 개념인 루피의 상한선이 늘었고, 무기 등의 성능이 다수 변경됐다. 또 앞서 언급한 다수의 편의성 기능이 추가됐다는 것을 제외하면 기본 플레이 자체는 거의 변화가 없는 편,

이외로 동시 발매된 '링크(꿈꾸는 섬)' 아미보를 구입해 연동시키면 '섀도 링크'가 등장하게 하는 등의 변화도 있다.

전반적으로 스위치판 꿈꾸는 섬은 게임의 진정한 재미는 시각적인 연출이나 최첨단 시스템보단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준 작품이 아닐까 싶다. 또 원작이 20년 이상 전에 출시된 게임인 만큼 당시 어린 유저들은 부모가 되어있을지 모르니, 이런 유저들은 자녀들과 함께 이 게임을 즐기며 추억을 나눠보는 것도 추천해본다.

이동수 / ssrw@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