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이 기다려 왔던 모바일 게임 ‘리니지2M’이 11월 27일 0시에 국내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최근 대작 모바일 게임이 과거처럼 많이 발매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게이머들도 리니지2M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히 큰 편이다. 이러한 기대를 반영하듯 늦은 시간임에도 시작부터 상당수의 게이머들이 몰렸으며,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 사전 다운로드로만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만인의 기대작 리니지2M의 모습은 어떨지, 지금부터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
■ PC판 리니지2와는 완전히 달라요~!
사실 이번 리니지2M은 이름만 리니지2라는 명칭이 들어갈 뿐 기존 PC 버전의 온라인 게임 리니지2와는 전혀 다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과거 리니지M이 원작인 리니지를 기준으로 하여 약간의 변화만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과거 넷마블에서 제작되었던 ‘리니지2 레볼루션’과도 다른 모습을 보인다. 다만 전체적인 모습은 PC버전 보다는 리니지2 레볼루션과 보다 비슷한 형태라 할 수 있는데, 전형적인 모바일 기반의 MMORPG처럼 자동 이동과 자동 사냥을 지원하는 방식의 작품이라고 보면 이해가 빠를 것 같다.
이 때문에 전작과 달리 과거의 추억을 기반으로 이 게임을 시작하는 것은 별로 권하지 않는다. 물론 PC 버전과 연관성 있는 부분은 어느 정도 있다. 무기 및 방어구 명칭이 PC판 리니지2와 거의 흡사하며, 크루마 탑이나 비슷한 이름의 사냥터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냥터의 모습이나 구조가 완전히 다르고, 각 마을의 모습 역시 전혀 다른 모습으로 만들어져 있다. 여기에 레벨 업이 이루어지는 구간 등도 완전히 바뀌었기 때문에 과거 PC 버전의 일부 설정과 아이템을 차용한, 전혀 다른 게임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맞다. PC버전 리니지2의 모바일 버전이 아니라 모바일 버전의 ‘리니지2M’인 셈이다.
이러한 점을 반영하듯 전반적인 게임 시스템 역시 리니지M과 상당 부분 닮아 있다. 초창기 6검 4셋을 패키지로 판매하는 점이나, PC 버전 리니지2와 달리 별도의 등급에 따른 장비 제한 없이 모든 무기를 착용 가능한 부분, 그리고 아인하사드 시스템이나 장비 강화 및 전반적인 시스템이 리니지M에 많은 기반을 두고 있다.
사실 아인하사드 시스템은 전작에서도 게이머들에게 상당히 부담이 되었던 시스템이자, 거의 의무적으로 사용을 해야 했던 부분이다 보니 이번 작품에도 아인하사드 시스템이 장착된 것에 대해 별로 긍정적인 느낌은 아니다. 리니지M과 마찬가지로 리니지2M 역시 어느 정도 재력이 있는 게이머들만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부분 역시 틀린 말은 아니고 말이다.
이와 더불어 이번 작의 아가시온 시스템은 전작의 인형 시스템과 거의 비슷한 방식이고, 게임 내 캐시 화폐인 다이아몬드로만 경매장에서 물품 구입이 가능하다는 점도 동일하다. 전체적인 화폐 구조나 현질을 통해 확률적으로 아이템 획득이 가능한 부분, 그리고 영웅 및 전설급 무기의 입수 확률이(캐시로 특정 아이템을 구입한다고 하더라도) 이번에도 소수점 몇 자리까지 내려간다는 점 등 아이템 획득 시스템이나 현질의 포인트도 전작과 상당 부분 닮아 있다.
상점 메뉴는 리니지M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이는…
차이점이라면 게임 내 기본 화폐인 아데나가 부족해졌다는 것. 전작의 경우 고 레벨이 아닐지라도 자연스럽게 아데나가 모이는 상황이었고, 이를 통해 크게 부족하다는 느낌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 리니지2M에는 ‘정령탄’이라는 리니지2의 시스템이 추가되었고, 상대적으로 아데나를 사용할 곳이 많아지게 되어 적당히 플레이를 하다가는 사용할 아데나가 부족해지는 상황이 연출된다.
그렇기는 하지만 아데나 부족이 크게 나쁜 부분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다. 전작에서 아데나가 남았던 것은 쓸 곳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고, 이번에는 다양한 사용처가 존재하는 것이 크니 말이다. 또한 잠자기 전 정령탄 사용 없이 자동 사냥을 해 두면 어느 정도 아데나가 모이기도 한다(물론 빠른 레벨 업을 하는 이들이라면 무한으로 사용하겠지만). 사실 쓸 데가 별로 없는 것보다 쓸 데가 많아 부족한 것이 오히려 더 나아 보이는 느낌이기도 하다.
레벨링적인 측면을 보면 리니지2M이 전작에 비해 레벨 업이 어려워진 느낌이다. 전작은 3시간 정도만 버튼을 눌러 주다 보면 40대 레벨에 도달했지만 이번 작품은 3시간 가지고는 30레벨도 만들지 못한다.
20레벨이 넘어가기 시작하면 체감적으로 레벨 업 속도가 둔화된다는 느낌을 받게 되고, 퀘스트 클리어에 필요한 몬스터 또는 획득 아이템 수도 확연하게 늘어난다. 30레벨 이전 퀘스트에 150마리의 몬스터를 잡는 퀘스트가 있을 정도다.
또한 PC 게임 원작을 그대로 옮겨 만들어진 전작에 비해 이번 작품은 완전히 오리지널 형태의 작품이다 보니 다양한 부분에서도 많은 차이가 있다. 일례로 리니지2M에서는 첫 던전인 크로마 탑을 들어가기 위해 최소 30레벨 이상이 필요하고, 준비되어 있는 던전도 적다.
이는 이미 완성되어 있는 작품을 기반으로 하는 전작과 달리 새로운 신작이라는 차이에서 오는 것으로 보이는데, 덕분에 리니지2M의 경우 아직까지는 완벽하게 컨텐츠가 준비되어 있는 모습은 아니었다. 물론 전작과 비교한다면 컨텐츠가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이는 신작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당연한 부분일 수밖에 없다. 오히려 전작이 독특하다고 해도 되지 않을까.
■ 리니지2M만의 특징적인 요소들
리니지2M의 특징적인 부분은 바로 클레스 체인지 시스템에 있다. 종족이나 시작 클래스를 정해서 플레이를 하더라도 다른 클래스로 변경해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나 이러한 클래스 변경 시 선택한 클래스에 맞게 성별이나 종족까지 바뀐다는 것이 특징적인 부분이다.
원래 클래스에서 클래스를 바꾸면
이렇게 외모까지 달라진다
다만 이렇듯 클래스 체인지를 하기 위해서는 해당 클래스 카드를 소지하고 있어야 한다. 클래스 카드는 인형이나 전작의 변신 시스템처럼 아데나 또는 다이아를 통해 구입한 카드 뽑기로 진행되는데, 변신 카드와 마찬가지로 영웅급 이상의 카드를 뽑기 위해서는 엄청난 확률을 이겨내야 한다. 당연히 상급의 클래스 카드일수록 능력이 보다 좋게 설정되어 있다.
참고로 이러한 클래스 카드를 획득하면 처음에 선택한 클래스 외의 클래스로도 변경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면 전사 계열에서 마법사나 힐러 계열로의 변경도 할 수 있다. 물론 최적의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장비 등이 필요하겠지만 추가로 캐릭터를 키우지 않아도 멀티클래스처럼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활용도가 높은 시스템이 아닐까 싶다. 여기에 전작과 달리 탱딜힐 구분이 존재해 파티 구성이 원활한 만큼 상황에 따라 활용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신탁’ 시스템은 일종의 서브 퀘스트와 비슷한 시스템으로 추가적인 퀘스트를 진행할 수 있다. 다만 장소와 대상이 정해져 있는 것이 많아 자신이 사냥하는 곳 근처에서 처리 가능한 것을 획득하는 활용하는 것이 좋은데, 경우에 따라서는 사냥 중 고등급의 신탁 퀘스트 아이템을 입수할 수 있기도 하고 상점(게임 내 상점 아님)에서 구입할 수도 있다. 고등급의 신탁 퀘스트는 그만큼 보상도 좋은 편이다.
■ 실제 플레이 느낌은?
게임의 실제 플레이 부분을 살펴보면 기본적으로 전작에 비해 사냥 속도가 더 길어졌다. 만약 정령탄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그 차이가 더 벌어진다. 퀘스트 클리어에 필요한 시간도 더 들고 많은 퀘스트들이 단계별 구성을 취하고 있어 2, 3개의 퀘스트를 클리어해야 보상을 받을 수 있기도 하다.
그런가 하면 앞서 언급했던 아데나가 여유롭지 못한 부분이나 생각보다 장비의 업그레이드가 쉽지 않다는 것 역시 모두 레벨 업 속도를 느려지게 만드는 데 영향을 주는 부분이다. 전반적인 요소들이 레벨 업을 느리게 만들어져 있어 시원시원한 느낌이 조금 떨어지는 편이기도 하다.
반면 리니지M에 비해 보다 세련된 시스템과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고, 2D 기반의 전작과 달리 제법 깔끔한 퀄리티의 비주얼을 보여주고 시점 전환도 자유롭기 때문에 이에 대한 메리트가 확실히 존재하는 모습이다. 게임의 오프닝을 보면 사업을 접었던 과거 ‘리니지 이터널’과 비슷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말이다.
아직 공성전과 같은 컨텐츠가 등장하지도 않았고 다양한 시스템들이 접목되지 않은 상태로 보여 전체적인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지만 최근 주류가 되고 있는 모바일 MMORPG 스타일로 게임이 만들어졌다는 느낌도 있다. 과거 리니지M의 주 타깃층이 리니지 시리즈를 즐긴 30대 이상의 게이머였다면, 이번에는 그보다 젊은 연령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다만 아직까지는 갓 등장한 게임이다 보니 컨텐츠의 부족이 느껴지고, 리니지라는 IP를 강하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별로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여기에 생각보다 스마트폰에 무리를 많이 주다 보니 높은 옵션으로 플레이 시 폰의 발열이 엄청나다는 것도 부담이 가는 부분이 아니었나 싶다.
■ 추억 속의 모습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괜찮다!
사전에 공개되었던 모습으로도 진작에 PC판 리니지2와는 거리가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지만 막상 플레이를 해 보니 생각보다도 더 접점이 없어 과거 리니지2를 즐겁게 플레이했던 사람으로서 첫 모습에 아쉬움이 들기도 했다.
다만 이것은 추억과 관계된 부분일 뿐, 게임성 자체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전체적으로 비주얼도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이 진행되는 모습도 좋았다. 사용자 인터페이스 측면에서도 보다 편리하게 변화된 것도 만족스러웠고 시점을 자유롭게 변경 가능한 것도 마음에 들었다.
어쨌든, 이제 리니지2M은 시작됐다. 그리고 지금도 수많은 게이머들이 열심히 플레이를 하고 있는 중이다. 단순한 추억팔이가 아닌, 새로운 리니지 시리즈를 플레이해 보고 싶다면, 세련된 모바일 MMORPG를 즐기고 싶다면 리니지2M은 나름 조건에 만족하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