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업계, M&A 바람이 분다

텐센트, ACT5 및 NX3에 지분 투자
2021년 02월 04일 16시 30분 55초


 

최근 국내 게임업계에 M&A 바람이 휩쓸고 있다. 액트파이브, 엔엑스쓰리게임즈, 올엠 등이 벌써 대규모 지분 투자를 받았다.

 

컴투스는 PC 게임 개발사 올엠의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올엠의 지분 57%를 취득하고 경영권을 인수한 컴투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PC 게임 개발 역량과 유명 게임 IP, 자회사 펀플로의 모바일 게임까지 확보하게 됐다.

 

올엠은 '크리티카 온라인', '루니아 전기' 등 PC 온라인 게임을 오랜 기간 성공적으로 서비스해 온 중견 게임 기업이다. 대표작인 ‘크리티카 온라인’은 2013년 출시 이후 지금까지 70여 국가에서 2천만 이상 회원이 즐기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도 텐센트와의 협업을 통해 6년 넘게 서비스를 해 오고 있으며, 2019년에는 스팀에서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세계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올엠의 자회사인 펀플로는 ‘빛의 계승자’, ‘크리티카: 천상의 기사단’ 등을 개발한 모바일 게임 개발사로, 현재 컴투스가 확보한 ‘워킹데드’ IP를 기반으로 한 수집형 모바일 RPG를 개발하고 있다.

 


 

국내 게임업계와 인연이 깊은 중국의 대표적인 온라인/게임 기업 텐센트는 올해들어 국내 개발사에 투자를 재개하고 있다. 지난 1월 동안 텐센트의 투자 사실이 알려진 회사만 두 군데이다.

 

텐센트는 먼저 '열혈강호M'의 개발사인 액트파이브 지분을 확보했다. 초기 투자자였던 지온인베스트먼트가 텐센트에 지분을 넘기면서다. 지온인베스트먼트는 초기 투자 당시 30% 가량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으나, 한 차례 지분을 정리한 바 있어 텐센트에 넘긴 최종 지분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여기에 룽투코리아가 가지고 있던 44억원 규모의 액트파이브의 지분이 텐센트로 넘어간 것이 확인되면 텐센트는 상당 부분의 지분을 가지게 될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룽투코리아는 작년 말 액트파이브의 지분을 정리하였으나, 넘긴 대상은 알려지지 않았다.

 

텐센트의 투자 배경은 중화권에서 인기 있는 IP로 개발 된 게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액트파이브는 2014년 인기 온라인 액션 게임 '던전앤파이터' 개발진이 주축이 돼 설립된 게임 개발사로, 지난해 횡스크롤 액션 RPG '열혈강호M'을 국내에 출시, 구글 최고 매출 5위에 오른 바 있다.

 


 

텐센트는 이어 '로한M'의 개발사인 엔엑스쓰리게임즈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엔엑스쓰리게임즈는 2017년 5월 설립한 개발사로, 2019년 6월 출시한 '로한M'은 국내 시장에서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 구글플레이스토어 매출 2위까지 오른 바 있다. 현재는 신작 '프로젝트T'의 개발을 진행 중이다.

 

엔엑스쓰리게임즈의 최대주주는 35%를 보유한 최재헌 대표이며, 이 외에 코나벤처파트너스가 상당수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텐센트는 이번에 코나벤처파트너스에 출자, 최 대표가 보유한 지분이나 텐센트 계열의 투자법인들이 먼저 취득한 지분을 제외한 나머지 지분들을 텐센트가 인수하는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알려졌다. 다만 정확한 투자 규모나 형태는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최대주주가 될 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러나 업계는 아직 텐센트發 대형 M&A에 대한 기대를 놓지 못하고 있다. 텐센트가 60억 달러 규모의 대출을 논의 중이며, 이를 통해 유력 게임 개발사를 인수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지 한참되었지만 아직 이렇다할 만한 소식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텐센트가 이번에는 크래프톤이나 엔씨 같은 국내 대형 게임개발사들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업계의 시선이 몰리고 있는 상태. 이 소식에 넷마블, 엔씨소프트, 펄어비스, 컴투스, 웹젠, 넥슨지티 등 상장 된 국내 게임사들의 주가가 일제히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대출은 국내 개발사가 아닌 해외 게임사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테이크투 인터랙티브가 유력하다는 설 때문이다. 테이크투 인터랙티브는 GTA 시리즈와 레드데드리뎀션 시리즈를 개발한 락스타게임즈와 문명, 엑스컴 시리즈를 개발한 파이락시스 게임즈를 소유하고 있다. 또 NBA, WWE 등 스포츠 게임 시리즈와 바이오쇼크 시리즈도 보유하고 있다.

 

한편, 텐센트發 투자에 기대를 거는 국내 게임업계에 비판적인 시각도 나오고 있다. 한국 게임업계가 중국 게임사에 넘어가는 것이 어째서 호재냐는 것이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지난 신년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 게임으로 성장한 기업이 한국 게임사들을 살 것이라는 소문에 주식시장과 업계가 기대감으로 들뜨는 것을 보니 절망스러웠다"고 소감을 전하고, "한국의 주력 게임사들이 텐센트에 흡수되는 것은 한중협력이라는 측면에서나 한국의 산업 경쟁력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게임사들을 향해 "게임산업의 IP 리더로서 프라이드가 있다면 (매각보다) 자신들의 역량을 어떻게 키울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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