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 코리아는 수퍼매시브 게임즈의 신작 '더 다크 픽처스 앤솔로지:하우스 오브 애쉬' 한국어판의 PS5, PS4용을 오는 22일 출시할 예정이다.
총 8부작으로 완성될 옴니버스 형식의 이야기를 다룬 호러 게임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 더 다크 픽처스 앤솔로지:하우스 오브 애쉬는 2003년 이라크 자그로스 산맥 기슭에서 본편의 이야기를 펼쳐낸다. 해당 지역으로 돌입하는 미군 부대가 이라크 군의 공격을 받고, 이 교전으로 인해 발생한 지진 때문에 양측 인원들이 모두 지하에 묻혔던 수메르 신전의 폐허로 떨어지며 모든 통신이 차단되고 만다. 어둠 속에서 고대의 사악한 존재가 새로운 먹잇감을 발견하고 눈을 뜬 가운데, 각 등장인물들은 끔찍한 지하세계에서 탈출할 방법을 찾아나간다.
각 작품마다 한 명의 주연 배우를 발탁했던 전통대로, 이번에는 하이스쿨 뮤지컬 시리즈 등에서 잘 나가는 아가씨 샤페이 에반스로 등장했던 애슐리 티스데일이 주역을 맡았으며 이전에 등장했던 모델링을 그대로 사용한 캐릭터들도 주요 캐릭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번 프리뷰는 정보 공개에 주의해 초반부 1시간 30분의 스토리만 활용하기로 했다.
■ 신왕 나람신의 저주
더 다크 픽처스 앤솔로지:하우스 오브 애쉬는 더 다크 픽처스 앤솔로지가 매번 그래왔던 것처럼 이전작과의 연결고리가 희박한 옴니벅스식 작품이다. 뚜렷하게 동일한 모델을 스타일 등의 교체만 주고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앤솔로지가 추가로 출시되면서 이에 대해도 풀어나갈 것인지, 그저 절감의 흔적인지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 어쨌든 진짜 정체를 파악하기 힘든 미스터리한 분위기의 해설자가 등장해 이야기를 플레이어에게 전달하며 그 전개를 지켜보다 도중에 환기나 조언을 위해 잠깐 튀어나오는 그런 스타일의 전개를 동일하게 차용하고 있다.
전작인 더 다크 픽처스 앤솔로지:리틀 호프에서 후반부에 이번 작품에 대한 암시를 했던 것처럼 이번 작품은 미군 부대와 현지 군대인 이라크 군의 소규모 교전 및 붕괴를 통한 추락과 대립 등을 다루고 있다. 이는 이전 프리뷰 빌드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정식 출시 버전에서는 이 앞부분에 추가로 살이 붙는다. 더 다크 픽처스 앤솔로지 시리즈는 대대로 실제 있었던 사건을 모티브로 삼아 거기에 연관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오우랑 메단 호 사건을 다뤘던 1편, 마녀 사냥과 연관된 마을을 다뤘던 리틀 호프에 이어 이번에는 기원전 2231년 아카드 제국에 기원을 두고 있다.
수메르의 아카드 제국 나람신왕이 자그로스 산맥 일대를 바탕으로 삼는 구티족과 적대하던 그 시기, 나람신왕이 신전을 약탈해 저주를 받았다며 세운 거대한 신전에서 발생한 참극을 보여주고 이후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아카드 제국 파트에서 아카드 장군 발라투와 쿠티족의 쿠룸으로 살짝 플레이한 뒤 게임의 본편인 2003년 시점으로 넘어온다. 인트로인 아카드 제국 외에도 2003년 시점에서 미군 소속 인물들과 이라크 군 소속인 살림의 배경이 될 이야기를 잠깐 살펴본 뒤 본격적으로 작전 투입에 들어간다.
미군과 벌인 전투의 여파로 일대에 소규모 지진이 발생하면서 붕괴로 인한 구멍으로 미군과 이라크 군이 빨려든다. 기원전 수메르의 잊혀진 신전에 떨어진 그들은 동료와 합류 및 대립하는 과정을 통해 각 진영의 날 서린 대립과 초반 점프스케어 이후 지속적으로 공격해오는 막강한 위협에 대처해야만 한다. 기원전 2231년 어느 날, 나람신왕과 그 신전의 모두를 죽음으로 몰아간 위협적인 존재들의 비밀과 주요 조작 멤버들의 안전한 탈출 여부가 이야기의 흐름 중 중요한 요소들이라 할 수 있다.
■ 선택과 결과
이 시리즈를 플레이해봤다면 알고 있겠지만 게임의 진행이 컷신을 감상하다 조작할 수 있는 단계에서 주변의 구조물과 상호작용을 하며 사건의 진상에 대한 단서나 다가올 죽음에 대한 전조를 파악하고 분기를 발생시키는 등의 행동을 하며 이후 다시 이야기 전개에 따라 컷신을 감상하는 도중 특정 상황에서 발생하는 QTE 버튼액션을 완수하는 방식의 시스템이 주를 이룬다. 시리즈에서 매번 나왔던 발각 여부를 가르는 심박 맞추기 미니게임은 이번에도 여러 번 등장한다.
먼 옛날 아카드 제국과 구티족의 대립이 본편의 미군과 이라크 군이 같은 지역에서 벌이는 대립과 겹쳐진다는 점이나 플레이어의 대화 및 행동 선택지, QTE 등이 뒤에 이어질 이야기에 영향을 끼친다는 선택과 결과의 연계가 이번에도 작용한다. 특정 선택지는 이전처럼 알기 쉽지만 이번에는 특히 초반부에 죽음이 밀집되어 있다는 느낌을 준다. 게임의 결말부에 가까울수록 약간의 실수가 허용되는 너그러운 느낌이 되지만 초반에는 정말 실수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느낌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게임의 조작 자체는 단순하기 때문에 가끔 뭘 누르라는 건지 헷갈리는 경우도 있지만 몇 번 시행착오를 겪으면 몸으로 배울 수 있기에 이 시리즈를 처음 해보는 사람도 쉽게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이 가능하다. 부담을 줄 생각은 없지만 어쨌든, 모두의 목숨은 이야기를 시작한 순간 당신의 손과 선택에 달려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나비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편이고 대부분은 예측 가능한 연출을 보여주니 이를 잘 판단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선택은 결과를 부른다.
■ 크리쳐 장르의 감성
더 다크 픽처스 앤솔로지:하우스 오브 애쉬는 이전의 두 작품들이 초자연적인 현상과 존재, 그 진상 규명 및 탈출에 집중했다는 것과 달리 뚜렷하게 실존하는 존재들에게 목숨을 위협받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자그로스 산맥에서 대립하던 군인들이 주역이니 역대 주인공들에 비해 더욱 압도적인 전투력과 화력을 지니고 있음에도 속수무책으로 공격을 피해 도망가고 일시적인 저항 수준에 그칠만큼 압도적인 위협을 보여주는 미지의 존재들은 크리쳐 장르 특유의 감성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때문에 아카드 제국 나람신왕의 몰락과 본편에서 등장인물들이 발견한 세계대전 시기의 발굴단이 남긴 흔적 등 크리쳐의 정체나 기록에 대한 정보를 찾는 것도 흥미로웠다. 오우랑 메단 호의 미스터리한 현상을 다룬 첫 작품도 그랬지만 이번 작품은 특히 공포보다는 점프스케어와 유혈이 낭자하는 느낌을 빼면 호러 요소가 적은 편이라 후반부로 전개될수록 흥미롭게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이 가능했다. 아마 공포 게임을 잘 플레이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무리없이 진행할 수 있을 것. 실제로 점프스케어의 양이 적어진 것인지는 모르지만 플레이 방식에 따라 점프스케어 연출을 거의 보지 않고 진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각 등장인물의 배경은 나름대로 중요한 부분이다. 이 배경이나 성격 등을 종합해 플레이어는 등장인물들에게 공감하고 몰입하면서 이야기를 진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처음에는 비호감으로 시작해도 후반으로 갈수록 애착이 생겨 이 등장인물만큼은 살려야지 싶은 경우가 생기기도 하고, 이 사람은 꼭 살아서 나가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과거에 이들 사이에 있었던 일 등이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면서 언급되며 점점 구체적이게 되는데,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선 이런 과거에 대해 알 수 없는 상태로 등장인물을 죽음에 빠뜨리게 되는 일도 있을 수 있다.
PS5에서 사전 프리뷰용으로 제공된 버전은 약간의 오류도 있었다. 자막이 종종 출력되지 않거나, 작품 내에서 신전의 단서를 제공하는 발굴단 단장 랜돌프 호지슨의 일지 내용 일부에서 음성이 출력되지 않는 부분, 캐릭터들이 특정 행동을 반복해서 길을 가끔 막는 경우가 생긴다. 또, 보통 오브젝트를 집어들고 살펴보면 이에 대한 번역문이 출력되는데 일부 오브젝트는 번역문 UI가 표시되지만 정작 번역문은 나오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번역투가 다소 어색한 부분은 그대로라는 점이 아쉬움을 남긴다.
그러나 크리쳐물로서 클리셰를 따라가더라도 게임을 플레이하며 적당한 긴장감을 주기도 하며 후반부로 갈수록 플레이어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때문에 유령이 나오는 공포 요소가 어려웠던 사람이라면 이번 작품을 처음으로 도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의 운명은 여러분에게 달렸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