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위즈가 서비스하고 겜프스엔이 개발한 모바일 RPG '브라운더스트2'가 안드로이드 구글플레이 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지난 22일 글로벌 정식 출시됐다.
브라운더스트2는 턴 기반 RPG 브라운더스트의 공식 후속작이다. 잔잔하고 아름다운 분위기의 배경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사건과 모험을 다루고 있으며 전작 브라운더스트의 스타일을 계승한 하이엔드 2D 그래픽과 일러스트가 특징적이다. 특히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분위기나 판타지풍의 배경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과 모험을 강점으로 삼고 있다. 출시 빌드 기준으로 게임은 작중 핵심이 되는 라텔과 유스티아 일행의 이야기를 다루는 메인스토리 컨텐츠와 완전히 자유로운 배경과 장르로 제공되는 서브스토리 컨텐츠, 그리고 특정 재화 수급이나 PvP 컨텐츠 등이 준비되어 있다.
한편 브라운더스트2는 한국과 일본, 미국 등 글로벌 173개국에 정식 출시됐으며 한국어와 영어, 일본어, 중국어 번체 등 4개국 언어를 지원한다.
■ 진지한 스토리팩과 자유로운 캐릭터팩
브라운더스트2의 핵심 컨텐츠라면 스토리가 전개되는 스토리팩과 캐릭터팩을 꼽지 않을 수 없다. 브라운더스트2는 고전 게임 하드웨어의 팩 비주얼을 게임의 컨텐츠 비주얼에 입혀 스토리나 컨텐츠를 건너갈 때 팩을 갈아끼우는 연출을 삽입했다. 이는 게임 전반에 풍기는 고전 JRPG의 향수를 강화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출시 빌드를 기준으로는 공개된 스토리팩과 캐릭터팩이 전부 무료로 제공되어 스토리팩을 클리어하는 조건만 맞춘다면 다른 컨텐츠팩들을 모두 구매할 수 있다. 각 팩의 클리어 보상들은 지난 빌드와 또 다른 방식으로 조정된 바 있다.
서두에서 적었던 것처럼 스토리팩에서는 시골 마을의 청년 라텔이 마을에 드리운 흑마법사의 마수에 맞서기 위해 유스티아라는 소녀와 협력하면서 진행되는 이야기를 다룬다. 이쪽은 스토리팩이라는 이름에 맞게 브라운더스트2에서 전개할 새로운 메인스토리를 즐길 수 있는 컨텐츠라고 말할 수 있겠다. 각 장이 진행될 때마다 새로운 등장인물들이 합류하며 이야기의 무대도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는 편이다. 초반부 스토리팩에서는 스토리 클리어 보상으로 유스티아나 세헤라자드 그레이처럼 해당 스토리팩의 주요 캐릭터이자 5성 캐릭터를 얻을 수 있지만 이후의 스토리들에서는 그렇지 않다. 사실 돌파가 있는데다 그 효율이 좋아 명함만 가지고는 극적인 성능을 보기 어려운데 굳이 제외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말이다.
캐릭터팩은 원작과 무관하게 자유로운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서브스토리 컨텐츠를 다룬다. 사전 체험 빌드에서도 볼 수 있었던 제이든 주역의 제이든스 게이트나 파이어칩, 그리고 뷰티 임파서블까지 세 개의 캐릭터팩을 즐길 수 있다. 정통 판타지로 볼 수 있는 스토리팩의 이야기와 동떨어진 분위기라는 것을 바로 느낄 수 있는 것이 제이든스 게이트는 기존 캐릭터인 제이든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일종의 학원물의 성향을 가지고 있으며 파이어칩은 인류가 쇠퇴한 배경의 이야기, 네이버 배너 등에서도 노출되고 있는 뷰티 임파서블은 스토리팩 2장의 주요 인물 세헤라자드를 주역으로 한 첩보물의 분위기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스토리팩이나 캐릭터팩 모두 잘 꾸며진 비주얼의 지역들과 장소, 그리고 작은 크기의 캐릭터들이 아장아장 돌아다니는 모습은 겜프스엔이 종종 강조하던 JRPG 고전 게임의 느낌을 살려주는 포인트다. 각 캐릭터의 재능을 재능의 물약이란 재화를 소모하면서 활용해 여러 활동이 가능하다. 장비를 제작하는 제작 재능 캐릭터나 훔치기 재능 캐릭터, 유스티아의 요리 재능 등이 자주 쓰이는 편이나 재능 방면은 아직 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 전작의 시스템 기조를 유지한 전투
전투는 브라운더스트와 뗴놓을 수 없는 컨텐츠라고 생각한다. 브라운더스트2의 전투는 전작 브라운더스트에서 볼 수 있었던 전투 시스템 근본을 상당부분 유지한 채 약간의 개량을 거친 결과물이라 생각된다. 전작도 아군과 적이 캐릭터를 늘어놓고 순서에 따라 공방을 주고받는 방식이었는데 브라운더스트2에서도 전장의 크기나 세부 시스템 정도가 변경됐지 근본적인 요소들은 전작의 것을 상당히 많이 닮아있다. 플레이어는 다섯 명의 캐릭터를 파티에 넣을 수 있고 이들을 전투가 시작되면 12칸의 전장에 배치하고 순서나 사용할 기술을 결정해 턴을 진행해야 한다.
한 번의 턴 진행은 공격 턴과 방어 턴을 동시에 진행한다. 이 턴은 한 번에 묶어서 진행되지만 생각과 달리 공방을 하나의 턴으로 치지 않는다. 심볼 인카운트 형식으로 필드의 적과 닿으면 전투가 개시되며 기본적으로는 파티에 배치한 캐릭터들이 전장에 나와있지만 전투 돌입 후 준비단계에서도 파티원을 바꿔서 배치할 수 있다. 다만 스토리팩을 진행할 때 해당 스토리에서 일시적으로 합류해 전투를 함께하는 임시동료는 기존 파티 구성을 밀어내고 자리를 차지하기 때문에 임시동료가 합류했을 때 기존 파티원을 그대로 사용하고 싶다면 다소 불편하지만 자동으로 자리를 차지한 임시동료 캐릭터를 바꿔줘야 한다.
캐릭터의 배치나 공격 순서 설정 등은 브라운더스트2의 플레이를 마냥 자동으로 진행하는 것이 아닌 생각해서 플레이하는 전투를 하게 만드는 요소다. 속도 등의 스테이터스로 캐릭터들의 공격 순서가 정해지는 방식이 아니라 플레이어가 직접 파티 멤버들의 행동 순서를 정해줄 수 있다. 여기에 각 캐릭터들은 일반 공격, 스킬 개념과 동일한 코스튬, 밀어내기를 활용할 수 있어 이를 골라 공격 턴 행동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캐릭터 중에는 전방의 적을 건너뛰고 다음 적을 공격하는 유형도 있고 터뜨려서 피해를 줄 수 있는 폭탄도 존재하므로 캐릭터의 코스튬 공격 범위를 맞추기 위해서나 폭탄의 영향권에 넣기 위한 방법 등 특정 상황을 만들기 위해 공격 턴을 잘 생각해야 한다. 더불어 방어 턴이 연달아 진행되니 적의 공격 타입을 잘 생각하지 않으면 덜 입을 수 있는 피해를 크게 입어 심하면 패배까지 이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직선으로 복수 공격을 가하는 적이나 밀집 지형에 공격을 가하는 적이 있다면 캐릭터들을 잘 흩어서 배치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또 체인 시스템이 지난 테스트 이후 정식 출시에도 추가되었다. 적을 공격할 때나 방어할 때 받은 공격만큼 체인이 쌓이는 방식인데 이게 은근히 무시못할 위력인지라 아군도 체인 피해를 되도록 받지 않도록 하는 편이 좋고 적의 경우 보스전 등에서 강력한 일격을 가하는 적이나 자폭 등의 기믹을 가진 적을 빠르게 처치하기 위해 활용하게 되는 편이다. 보통 스토리팩2까지는 그냥 대충 해도 무난하게 진행이 되는 편이지만 스토리팩3의 보스전부터는 조금 신경을 써줘야 하는 구간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높은 난이도의 컨텐츠로 갈수록 신경을 써주는만큼 전투력 차이를 많이 극복하기도 하니 중요한 부분이다.
■ 맛있을 것 같은 재료를 중구난방으로 헤쳐놓기
브라운더스트2는 괜찮은 재료들을 마련해두고 이를 맛있게 조리할 수 있었음에도 저마다의 재료를 중구난방으로 각각 조리한데다 차림표도 엉성하게 걸어두어 이용객들로 하여금 거부감을 느끼게 만들었다. 일단 플레이어가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될만한 게임의 비주얼 요소들은 호불호가 다소 갈릴 수는 있을지언정 제법 괜찮은 퀄리티로 완성됐다. 캐릭터 일러스트의 기조도 전작의 것과 동일하게 유지해 연속성을 가지고 있으니 전작의 일러스트들이 마음에 들었던 게이머라면 브라운더스트2의 캐릭터 일러스트도 마음에 들 것이다. 다만 이렇게 기조를 유지하고 여러 신규 캐릭터를 넣어줬다면 좋을텐데 주점에서 영입할 수 있는 용병들은 사실상 전부 기존 리소스를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물론 기존의 일러스트들도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기는 했으니 전작 캐릭터들도 볼 수 있는 것은 좋지만 2편으로 넘어와서 신규 캐릭터의 수가 그리 많지 않다는 부분은 꽤나 아쉬운 점이었다. 또 마지막 테스트에서 공개된 스킬 컷신의 경우 초반부에 볼 수 있는 캐릭터들 일부를 제외하면 스킬 컷신도 존재하지 않았다. 물론 처음부터 스킬 컷신을 기획하고 있던 것은 아니었던 만큼 그 분량은 많지 않을 것이 예상되긴 했으나 정말로 튜토리얼팩을 포함한 극초반 스토리팩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제외하면 대부분은 스킬 컷신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 좀 신경쓰이는 부분이었다. 적어도 주요 5성 캐릭터들 정도는 스킬 컷신을 전부 가진 상태였다면 좋았을 것 같다. 또한 스킬 컷신의 프레임도 좀 적은 것인지 움직임이 아쉬운 컷신들도 다소 있었다.
게임의 컨텐츠를 플레이하면서 느낄 수 있는 점이라면 가장 포화를 받았던 BM과 맞물린 여타 컨텐츠들이다. 당장 패스 시스템은 이제 많은 게임들이 처음부터 도입하고 있는 추세인지라 그다지 문제가 없지만 시작하자마자 확인하게 되는 과금에서 투트랙의 패스를 제시하고 프리미엄 패스가 55,000원의 가격을 요구한다는 점은 플레이어의 심리적 저항감을 높이기만 한다고 생각한다. 주는 재화를 생각한다면 가격을 어찌저찌 납득할 수 있겠으나 당장 과금해서 곧장 받을 수 있는 양은 정해져있는데 요구 과금액은 훨씬 높으니 저항감을 느낄 수 밖에.
또 코스튬의 돌파 효율이 대단히 좋은 편이다. 플레이어는 캐릭터를 승급시키는 것 외에도 제대로 된 전투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최소 3강 이상으로 코스튬을 강화해주는 편이 좋다. 비단 5성이라고 무조건 좋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은 캐릭터들의 등급에 너무 많이 얽매이지 않는다고 생각되며 현재 가장 큰 효율을 보이고 있는 물리 파티의 주요 구성원 등급이 높지 않은 편이지만 어쨌든 돌파를 위해 일정량의 투자는 필요하다. 또, 모든 캐릭터들에게 전용무기를 부여하고 뽑기에서 전용무기들이 나오게 한 것은 그리 좋은 선택으로 보이지 않는다. 아주 이런 게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UR 등급의 전용 무기를 뽑아도 랜덤 옵션들이 있고 3강화마다 얻을 수 있는 추가 효과들도 랜덤이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는 이런 옵션이 좋지 않게 나온다면 상당히 쓸모없는 장비를 하나 만들어낸 셈이 된다. 전용무기라는 이름을 가진 컨텐츠들이 대개 나름대로 좋은 성능을 자랑하는 것과 달리 브라운더스트2에서는 그렇게까지 훌륭한 성능인 것도 아니라서 좀만 수틀리면 애물단지가 되니 특정 캐릭터의 무기 외엔 모을 생각이 잘 들지 않는다.
이걸 누가 써요?
앞서 언급했던 재능 관련 조정도 필요하다. 물론 대개 재능의 최고 단계까지 간다면 나름대로 성능이 나오는 결과물을 볼 수 있기는 하지만 그전까진 재능의 효율이 상당히 떨어진다. 특히 요리나 제작 관련이 그렇다. 요리를 많이 만들어도 전투 한 번에서 잃은 체력을 복구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양의 요리를 입에 집어넣어야 하고 제작은 등급이 오를수록 굉장히 많은 양의 재료를 요구한다. 장비 제작 고등급으로 갈수록 요구되는 광석류는 얻는 효율이 꽤나 떨어지는 편이다. 그리고 재능을 비롯해 각종 컨텐츠를 이용할 때 불필요한 동작들이 많아 묘한 불쾌감을 주기까지 한다.
BM 문제와 더불어 가장 이 게임에 대한 첫인상을 구기는 요소다. 빈발하고 있는 리니지 스타일의 MMORPG들에서 볼 수 있는 이 컬렉션 시스템은 브라운더스트2에도 접목되어 있고 캐릭터나 코스튬, 장비 등을 습득해서 도감을 채우면 미묘한 스탯을 주는 편인데, 이런 시스템은 플레이어들에게 상당히 좋지 않은 인상을 준다. 이외에도 서버 문제가 빈발했고 비정상 전투로 인해 재시작을 요구하는 오류 등 다양한 버그들도 초기 진입 플레이어들의 기세를 꺾는 데에 한몫을 했다고 본다. 물론 언급된 문제나 불만요소들에 대해 일부 개선의지를 보이고 있기는 하다. 다만 이런 홍역을 거쳐 온전한 모습이 될 때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생각된다.
맛있어질 수 있었을텐데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