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리스 드래프트’로 많은 것이 달라졌다

LOL e스포츠 ‘스플릿 1’ 결산
2025년 03월 24일 22시 44분 00초

LCK컵, 그리고 ‘퍼스트 스탠드’ 등 ‘스플릿 1’ 시즌에 해당되는 일정이 모두 마무리됐다. 이제 4월 2일부터는 새로운 ‘스플릿 2’ 일정이 시작된다. 

 

스플릿 1 시즌은 여러 모로 다양한 결과를 낳았다. 새로운 ‘피어리스 드래프트’의 도입에따른 지형 변화와 달라진 LCK 세력 구도, 그리고 새롭게 변화된 5대 리그의 면모까지 어느 하나 24시즌과 비슷한 부분이 없다. 

 

그렇다면 과연 스플릿 1 시즌은 어떠했을까, 그리고 처음으로 시도된 ‘퍼스트 스탠드’는 성공한 대회였을까. 스플릿 2 시즌의 시작에 앞서 이전 시즌의 이모 저모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 봤다. 

 

- 피어리스 드래프트, 긍정적인 반응

 

올 시즌 최대의 화두였던 ‘피어리스 드래프트’는 결과적으로 성공적인 도입이었다고 평가된다. 경기를 시청하는 유저들도 ‘더 재미있었다’는,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이 대부분이었고, 뻔하지 않은 밴픽으로 경기의 다양성도 높아졌다. 

 

선수들 역시 메타 픽이 강제되었던 이전과 달리 다양한 챔프를 활용하고 자신이 자신 있어 하는 챔프를 플레이 할 수 있어 긍정적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라이엇 게임즈에서 올 시즌 모든 대회에서 피어리스 드래프트를 도입하겠다는 발표를 한 것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모든 지표가 피어리스 드래프트 도입 전보다 나아졌다는 것이다.

 


라이엇 게임즈의 발표 내용에서도 보다 다양한 챔프의 활용을 확인할 수 있다 

 

피어리스 드래프트는 메타 변화에 따른 팀들의 전력 변화에도 영향을 미친다. 통상적으로 1년간 수많은 패치들이 적용되고, 이에 따라 메타 챔프도 변하게 된다. 그렇다 보니 어느 시즌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두었던 팀이 특정 시즌에서는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24년의 T1 또한 서머 시즌의 메타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성적이 하락했지만 롤드컵 당시의 메타에서는 부활하며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피어리스 드래프트 하에서는 상대적으로 메타 변화에 따른 팀 전력 증감이 적다. 기존에는 줄곧 메타 챔프만 사용할 수밖에 없었던, 그리고 메타 챔프의 숙련도 차이가 팀 성적에 영향을 주는 양상이 이어졌다면 피어리스 드래프트에서는 자신의 팀이던 상대 팀이던 간에 단 한번이라도 메타 챔프를 사용하게 될 경우 다음 세트에서는 더 이상 사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메타에 따른 유불리 보다는 각 팀의 기본적인 실력이 더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달리 말하면 체급이 높고 팀 합이 좋은 팀이라면 메타와 상관없이 좋은 결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은 올 시즌 내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LCK의 새로운 황제, 한화

 

LCK컵과 ‘퍼스트 스탠드’에서 연속으로 우승을 거두며 한화는 명실상부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전력이 좋은 팀이 됐다. 물론 아직은 초반이기에 선수들의 폼이 완전히 올라오지 않은 상황이고, 어느 정도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그럼에도 한화가 현재 최강자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25시즌은 한화의 강세가 강하게 예상된다

 

특히 이러한 한화의 강세가 올 시즌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피어리스 드래프트로 인해 메타에 따른 전력 변화가 상대적으로 적어진 것도 한 몫을 한다. 또한 지난 LCK컵에서는 라인 스왑이 자유로운 버전이었지만 앞으로의 경기는 모두 라인 스왑이 어느 정도 억제되는 상황이라는 점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한화의 강력한 카드인 ‘제우스’가 라인 스왑으로 인해 억제되는 상황이 이제는 일어나지 않는다. 이는 지난 ‘퍼스트 스탠드’에서 한화가 압도적인 결과물을 낸 것에서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아무리 규모가 작은 국제 대회라고는 해도 한화와 다른 팀들과의 격차가 확연하게 드러날 정도의 차이였다. 이제는 한화의 시대가 열렸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이와 달리 젠지와 T1은 전력이 약화됐다. 24시즌까지만 해도 젠지와 T1은 시즌 초부터 강력한 전력을 과시해 왔지만 올 시즌은 한화에 한 수 접어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과연 스플릿 2에서는 달라진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기대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 LPL의 몰락? LCP의 약진?

 

24시즌까지만 해도 LOL e스포츠의 쌍두 마차는 LCK와 LPL이었고, 그 외의 리그들은 사실상 한 수 떨어지는 리그로 평가됐다. 

 

실제로 LEC가 가끔 ‘잘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는 있었지만 결국 최상위권은 이들 두 리그의 차지였다. 그러나 올 시즌 처음으로 열린 ‘퍼스트 스탠드’에서는 이러한 구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물론 LPL의 스플릿 1 우승팀인 TES가 다소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여 준 것도 맞기는 하지만 TES 역시 플레이오프에서 모든 팀을 3대 1로 꺾고 올라온 강팀이다. 단순히 팀의 경기력이 떨어졌다고 보기 보다는 다른 지역의 전력이 상승했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 

 


이번 대회 최고의 변수는 TES였다

 

실제로 LTA 우승팀 TL은 물리적인 시간 부족으로 초반 경기에서 고전한 KC에게 승리한 것을 제외하면 모든 경기에서 패했다. PCS 리그 기반의 LCP 리그의 수준이 생각보다 높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CFO은 이전 PCS의 왕좌인 PSG를 가볍게 누르고 대회에 참가한 팀이다. 실제 경기력은 그 이상이라는 의미다. 아울러 KC는 영원한 LEC의 거인 G2에게 3대 0 승리를 거두고 우승했다. 

 

이후 양상이 어느 정도 변화할 가능성은 있지만 현재로서는 LCK가 유일한 원탑의 위치에 있다는 의미로 봐도 틀리지 않을 것 같다. 아울러 LEC와 LCP 양 리그와 LPL간의 간극이 상당 부분 줄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결국 앞으로의 국제전은 보다 치열한 경기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 퍼스트 스탠드, 이대로는 조금 위험한데…

 

올 시즌 처음 개최된 퍼스트 스탠드는 각 리그의 1위 팀들이 모여 빠른 템포의 경기를 펼치는 형태로 대회가 진행됐다. 

 

하지만 주목도는 약했다. 이는 단순히 작은 경기장에서 경기가 펼쳐졌기 때문은 아니다. 그보다는 소수의 팀들이, 그리고 강팀들이 많지 않은 대회였다는 점이 컸다. 

 

각 리그당 한 팀만 출전을 하다 보니 사실상 긴장감 넘치는 경기는 한화와 TES의 경기만이 해당됐다. 물론 TES의 부진으로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기는 했지만 사전 예상으로는 한화와 TES가 결승전을 갈 것이라는, 나름 뻔한 결말이 보였던 대회이기도 했다. 

 


어쨌든 의외의 결승전이 벌어지기는 했다

 

롤드컵같이 각 리그에서 최고 4팀이 참여하는 대회까지는 아닐지라도 MSI처럼 리그 당 두 팀 정도는 참여하는, 적어도 누구나 쉽게 결승에 오를 팀을 예측할 수 있는 대회가 아니라 복합적인 변수가 존재하는 대회여야 했다는 의미다. 

 

짧은 일정도 문제였다. 물론 시즌 일정 상 긴 시간을 투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해도 일주일이라는 일정은 대회의 분위기를 높이는데도 턱없이 부족했다. 이렇듯 규모가 적어지고, 어느 정도 뻔한 결말이 예상되면서 팬들의 관심도 높지 못했고 결국 뷰어십 측면에서도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물론 대회의 취지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너무 ‘라이트하게’ 접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간단한 만큼 팬들의 관심도 적어진다. 적어도 국제 대회라면 조금 더 규모를 키워야 할 필요는 있어 보이기에 다음 대회에서는 이러한 부분이 수정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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