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의 마지막 밤이다. 불과 몇 시간만 지나면 2025년이 가고 2026년을 시작한다.
게임샷은 예년에 이어 올해도 최고의 게임, 최악의 게임 등 각 부문의 타이틀 및 올해의 인물을 선정했다. 후보는 국내 출시 및 서비스 된 게임들로 한정했으며 게임샷 기자들이 참여해 각 부문 후보와 수상작을 선정했다.
■ 최고의 콘솔게임
후보작: 마리오 카트 월드, 할로우 나이트:실크송, 고스트 오브 요테이, 데스 스트랜딩2:온 더 비치, 클레르 옵스퀴르:33원정대
수상작: 고스트 오브 요테이
올해 최고의 콘솔게임으론 '고스트 오브 요테이'가 선정됐다.
원나라의 일본원정 시기 일본 쓰시마섬에서 사무라이 출신의 주인공 사카이 진이 펼쳐나가는 전투를 소재로 삼은 '고스트 오브 쓰시마'의 뒤를 잇는 신작으로, 이번에는 17세기 일본 에조(현 홋카이도)와 요테이산 주변을 무대로 삼아 새로운 주인공 아츠가 복수의 길을 걷는 이야기를 다룬다.
고스트 오브 요테이는 주인공인 아츠가 사용할 수 있는 무기를 보다 다양하게 만들어 전투의 재미와 액션의 깊이감을 끌어올리는 한편, 전작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잘 보완하고, 아름다운 풍경과 오픈월드 구성처럼 전작에서 좋았던 요소들은 잘 계승하는 등 속편답게 발전한 모습을 잘 보여줬다.
보다 강화된 콘솔 PS5 Pro에서는 레이 트레이싱을 켠 상태로도 보다 안정적으로 60fps를 보장하는 등 향상된 성능에서 안정적 퀄리티를 보여줬으며 일반 PS5에서도 성능 모드는 풀 HD 해상도에서 매끄러운 프레임을 보여주며 품질 모드는 4K 해상도에서 30fps로 구동된다. 전반적으로 끊김 없는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해 시각적으로도, 게임 플레이 쾌적도에서도 꽤나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한다.
■ 최고의 PC게임
후보작: 킹덤 컴:딜리버런스2, 블루 프린스, P의 거짓:서곡, 디스패치, 아크 레이더스
수상작: 아크 레이더스
최고의 PC 게임은 '아크 레이더스'가 차지했다.
넥슨의 자회사 엠바크 스튜디오가 개발한 아크 레이더스는 2025년 출시 직후부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낸 익스트랙션 슈터 신작이다. 어느 날 나타난 아크라는 기계들에 의해 인류가 지상을 빼앗기고 지하도시 스페란자에 숨어 살고 있는 가운데, 플레이어는 지상에서 쓸만한 물자들을 가지고 스페란자로 돌아오는 레이더가 되어 매번 지상으로 올라가게 되며 이 과정에서 아크라는 인류 공통의 적은 물론 동료 레이더들도 경계하면서 물자를 찾아 돌아다녀야 한다.
아크 레이더스의 특별한 경험은 게임의 설계가 다양한 드라마를 만들어낸다는 점에 기인한다. 각 레이더들은 팀원뿐만 아니라 주변의 다른 플레이어에게 감정표현으로 기본 의사소통을 충분히 할 수 있는데다 근접 마이크 기능으로도 팀원이나 주변 레이더들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어 정말 다양한 인간군상이나 모르는 레이더와의 즉흥적인 협력, 혹은 뒷통수를 맞는 상황, 뜻하지 않은 누군가의 도움, 심지어 퀸이나 마트리아크 같은 대형 아크를 상대로 협력해 승리를 거머쥐는 등 레이더들끼리만 해도 다양한 상황이 벌어져 매번 지상에 올라갈 때마다 기대와 즐거움을 안겨줬다. 마치 플레이어들이 실제 레이더가 된 것처럼 몰입감을 높여 아크 레이더스 세계의 일원이 되는 경험을 선사한다.
초기부터 많은 관심을 받은 만큼, 플레이어가 즐길만한 컨텐츠들도 꾸준히 추가하는 행보를 보였다. 단순 밸런스 패치는 물론 모든 플레이어들이 함께 물자를 납품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지역을 개방하거나 이벤트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한 점 또한 게임 속 생태계에 플레이어가 직접 들어가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인기에 힘입어 올해 더 게임 어워드에서는 최고의 멀티플레이어 게임으로 선정되기도 한 아크 레이더스는 출시 초기부터 40만 가량의 스팀 동시접속자를 기록하고 약 2개월차인 오늘도 15만 이상의 동시접속자를 유지하고 있다.
■ 최고의 모바일게임
후보작: 마비노기 모바일, 원스휴먼, 소닉 럼블, 연운, 아이온2
수상작: 마비노기 모바일
올해 최고의 모바일게임으로는 '마비노기 모바일'이 선정됐다.
마비노기 모바일은 온라인게임 마비노기의 개발사 데브캣이 모바일 버전으로 출시한 마비노기 IP 최신작으로, 깔끔하고 아기자기한 카툰풍의 3D 비주얼과 큰 틀에서는 같지만 마비노기 모바일만의 이야기를 담은 스토리를 통해 플레이어에게 새로운 느낌을 선사했다. 각 직업군마다 여러 전직이 존재하고, 룬을 갖춰야 하기는 하나 무기와 엠블럼을 교체하는 방식으로 빠르게 다른 직업이 될 수 있는 시스템이나 원작의 독특한 연주, 생활, 염색 등의 요소를 살렸다는 부분이 특징적이다.
출시 전 서버 수용 인원을 확장하는 작업을 거쳤음에도 정식출시 직후 며칠 동안은 대기열을 형성하면서 높은 주목도를 보이기도 하고, 양대 마켓 인기 1위,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3위를 기록한 바 있다. 이후 5월에도 상위 5위 이내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장기 흥행을 기록하며 이 시점부터 게임대상의 강력한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이후로도 성수동 팝업 전시를 진행하고 연말에는 스타필드에서 첫 팝업스토어 오픈, 12월 초에는 AGF 2025에 참가하는 등 오프라인에서의 활동도 꾸준히 넓혀가고 있다.
특히 지난 11월에는 출시 직후 점쳐졌던대로 2025년 게임대상을 수상했고, 그 효과로 11월 이용자 지표가 상승세를 기록했으며, 이에 그치지 않고 12월에는 적극적으로 겨울을 맞아 진행되는 계절 이벤트, 산리오와의 콜라보로 산리오 파크처럼 단장한 던바튼의 모습으로 특유의 아기자기한 비주얼의 강점을 살리고 있다.
■ 2025 최악의 게임
후보작: 문명7, 아수라장, 가디스오더, 스카레드 셀베이션, 마인즈아이
수상작: 마인즈아이
올해 최악의 게임은 '마인즈아이'가 선정됐다.
GTA 개발에 참여했던 락스타 노스 전 대표 레슬리 벤지스가 설립한 게임사 빌드 어 로켓 보이의 마인즈아이는 출시 전부터 높은 주목과 기대를 받았다. 미스터리한 신경 임플란트 마인즈아이를 장착한 전직 군인 제이콥 디아즈의 이야기를 풀어낸 이 게임은 출시 초기에는 오픈월드임에도 메인스토리 위주의 선형적인 플레이 방식을 취해 게임 플레이 경험이나 시스템적인 완성도에서도 미흡한 모습을 보여 기대를 받은만큼 큰 실망을 안겨줬다.
무려 8년 가량의 개발 기간을 거쳤음에도 스토리, 시스템, 최적화 등 다방면에서의 미흡함을 보여주며 마치 지난해 8년의 개발 끝에 출시된 파이어웍 스튜디오의 콘코드의 재래라는 느낌마저 안겨준다. 그들에게 다행인 점은, 이후로 꾸준히 업데이트를 거치며 느리지만 조금씩 평가가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 2025 올해의 게임
후보작: 데스 스트랜딩2:온 더 비치, 마비노기 모바일, 아크 레이더스, 클레르 옵스퀴르:33원정대, 마리오 카트 월드
수상작: 데스 스트랜딩2:온 더 비치
올해 최고의 게임은 '데스 스트랜딩2:온 더 비치'가 선정됐다.
지난 2019년, 오랜 시간 메탈기어 시리즈로 이름을 알린 코지마 히데오 디렉터는 굉장히 독특한 게임성과 '연결'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신작 데스 스트랜딩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그로부터 약 6년 만에 출시된 후속작 데스 스트랜딩2:온 더 비치에서는 여전히 BT라는 위협에 의해 단절된 멕시코 지역과 호주 지역을 연결하기 위해 주인공 샘 포터 브리지스가 다시 짐을 등에 짊어지고 보다 강화된 배송 경험을 선사했다.
내러티브의 측면에서는 전작에서 강조했던 연결을 이번에는 '우리가 정말 연결해야 했을까?'란 물음을 던지면서 새로운 상황을 제시해 비슷한 방식의 진행에서도 플레이어가 이야기에 몰입하며 생각할 것을 던져줬고, 그런 이야기를 단순히 작품성을 강조한 영화들과 같은 방식으로만 풀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대중성을 확보한 흥미로운 등장인물, 전개를 담아내 전작보다 더 몰입도 높은 이야기를 즐길 수 있었다.
게임 내적으로는 전작보다 더욱 풍부하고 편리해진 배송 장비들의 등장이나 거점 간 이동의 편의와 낭만까지 챙기는 요소들, 전보다 외롭지 않은 여정, 캐주얼함과 액션성을 더 챙겨 대중적인 감성을 챙기면서도 데스 스트랜딩 시리즈의 고유한 감성을 해치지 않아 흥미진진한 이야기, 연출, 게임플레이가 조화를 이루는 작품이 탄생했다. 물론, 코지마 디렉터의 다소 황당하고 발칙한, 즐겁고 독특한 감성 또한 여전히 엿볼 수 있다.
하드웨어적으로도 게임의 플레이와 혼연일체가 되는 경험이 이어졌다는 부분이 좋았다. PS5 듀얼센스 컨트롤러를 사용한다면 햅틱 피드백을 통한 생생한 환경·공간감을 즐길 수 있고 주인공이 짐의 무게중심을 잡기 위해 좌우의 끈을 잡는 것과 동일하게 플레이어도 컨트롤러 좌우의 트리거를 당기는 방식을 채택해 직관적인 조작감은 물론 샘과 플레이어의 일치감을 만들어 깊은 몰입을 선사한다.
현재 메타크리틱 기준으로 평론가 리뷰 147개 평균 89점을 기록하고 있으며 유저 평가 또한 8.8로 높다. 오픈크리틱에서는 평론가 평점 평균 90점, 평론가 추천도 95%, 유저 평가 100점을 기록해 가장 높은 MIGHTY 등급을 획득하며 평단과 유저 모두에게 작품성과 인기를 입증했다.
■ 올해의 인물
올해의 인물은 작년에 이어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만장일치로 선정됐다.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역사상 최초로 전설의 전당에 헌액됐던 Faker 이상혁 선수는 2023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으로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우승을 거머쥐면서 새로운 '사상 최초'의 기록을 세웠다. 그는 월드 챔피언십 역대 누적킬수에서도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올해까지 월드 챔피언십 출전 수 10회로 최다 출전 1위 선수이기도 하다.
선수는 물론 팬들에게도 많은 모범이 되고 있는 이상혁 선수는 지난 12월 서울 종로구 롤파크 아레나에서 진행된 미디어 인터뷰에서 2017년 3:0 패배 후 흘린 눈물을 회고하며 "패배를 분하고 억울해 할 것이 아니라, 다시 성장할 동력으로 보는 마음가짐이 생겼다"면서 선수로서의 향상심과 함께 더욱 성숙해진 마음가짐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어 "2029년까지 선수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팬들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