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증기차로 외로운 여행, NS판 '파:론 세일즈'

황량한 멸망 후의 세계
2020년 03월 15일 17시 57분 38초

지난 해 4월, 에이치투 인터렉티브가 PS4용으로 한국어판을 유통한 오코모티브의 어드벤처 게임 '파:론 세일즈'가 닌텐도 스위치용으로도 출시됐다. 파:론 세일즈는 종말 이후의 메마른 세계와 바다를 탐험하는 게임이다.

 

붉은 옷을 걸친 플레이어의 캐릭터는 거대한 수륙양용 증기 차량을 타고 모래로 가득한 과거의 바다를 건너게 된다. 운행 또는 항해를 가로막는 장애물과 날씨와 싸우며 차량을 계속 전진시키는 것이 플레이어의 목표. 플레이어는 차량 바깥의 상황에 맞게 돛을 펼치기도 하고 꾸준히 차량의 연료를 보급하며 증기를 배출시키는 작업을 해야 한다. 돛을 빼고 이들 중 하나라도 소홀히 한다면 차량이 멈출 수 있다.

 

플레이어는 이 작품을 통해 종말을 맞은 황량한 회색빛 세계가 자아내는 독특한 분위기와 그 안에서 홀로 여행하는 주인공의 여정을 체험할 수 있다.

 

 

 

■ 땅과 바다를 달리는 증기차

 

파:론 세일즈에서 플레이어의 캐릭터와 함께 주역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증기로 달리는 거대한 철마다. 플레이어블 캐릭터도 이동은 할 수 있지만 광활한 종말의 세계에서 플레이어가 의지할 것은 이 거대한 빨간 차량 뿐이다. 기본적으로 플레이어는 이 증기 차량에 연료를 꾸준히 보급하면서 증기가 과하게 차오르지 않게 꾸준히 빼는 역할을 맡는다. 차량의 조작을 포함해 모든 퍼즐 요소들의 상호작용을 붉은 버튼으로 하는데, 차량에서 각각의 기능이 달린 버튼의 위치도 서로 다르고 다른 방면에 떨어진 편이라 게임 진행 도중 쉴새없이 뛰어야 할 것이다.

 

차량 연료는 플레이어가 집어들 수 있는 모든 물체들이다. 물체를 주워서 차량 천장들에 위치한 갈고리에 걸어두거나 바닥에 두고 이동을 하다 연료가 떨어진다 싶을 때 연료 주입기에 물건을 넣어 연료로 변환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초반부에 지나가며 보이는 물체가 있다면 브레이크를 걸고 물체를 싣는 편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연료가 없어져 차량의 케이블을 잡고 연료를 발견할 때까지 걷게 되는 일이 생길수도 있다.

 


대사도 사람도 없는 세상에 믿을 것은 오직 이 녀석

 

하지만 이는 플레이어가 게임을 진행함에 따라 조금 수고가 덜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차량의 기능이 그렇게 많지 않은 편이나 게임 진행을 통해 돛을 포함한 여타 부품들이 활성화되며 점차 기능을 다양하게 갖추게 되기 때문. 연료도 자동으로 일정 갯수를 습득하게 되면서 이것만 꾸준히 비워주면 연료 걱정을 한결 덜 수 있다. 각 파츠의 게이지가 표시되고 이를 통해 플레이어가 운행 도중 관리해야 하는 부분을 확인할 수 있다. 

 

중간중간 차에서 나와서 버튼을 누르며 퍼즐을 풀어나갈 필요는 있지만 그 외를 제외한 부분은 전부 연료를 모아 차량을 운행하는 것이 전부여서 어느 정도 게임을 진행하면 퍼즐에서 다음 퍼즐을 향할 때 여정이 점점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 차량에 날개를 달아줄 퍼즐 요소

 

파:론 세일즈의 구성은 연료를 모아 차량을 움직이고, 일정 구간마다 특정 장소에서 퍼즐요소가 존재하는 방식이다. 차량을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선 이런 퍼즐요소들을 진행해야만 한다. 비단 그게 이유가 아니더라도 어차피 진행하지 않으면 다음으로 넘어갈 수 없기도 하다. 이런 장소들은 폐공장과 등대, 고층 안테나 등 허허벌판이었던 건조한 느낌의 벌판에서 갑자기 나타나는 문명의 잔재들이다.

 

진행 도중 연료로 쓰기에는 아쉬운 특정 오브젝트들을 획득할 수 있기도 하며, 주된 목적은 아무래도 길을 여는 것과 차량의 새로운 기능을 개방하기 위함이다. 가장 처음으로 장착할 수 있는 차량 부속품인 돛대를 시작으로 여러 기능들을 이용할 수 있게 되는 식이다. 게임 초반부에는 차량에 장착해야 하는 부품들이 많이 배치된 편이며 이후로는 대부분 순수하게 길을 뚫기 위한 퍼즐 요소들이 자리하고 있다.

 

차량에 크레인을 장착시키거나, 길을 막는 대형 프로펠러를 아래로 떨어뜨리기 위해 버튼을 누르는 등 여러가지 방식의 퍼즐을 풀어나가야 하며 전체적 플레이타임은 길지 않은 편이다.

 


 

 

 

■ 멸망 후 분위기 살린 짤막한 게임

 

파:론 세일즈는 전체 플레이타임이 길지 않지만 멸망 이후의 음울한 분위기를 잘 살린 게임이다. 배경으로 보이는 지평선 너머에는 아직 문명의 잔재들이 보이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이 허허벌판을 오가는 시간이고, 주요 장소들에 도착한 뒤 다시금 벌판을 떠도는 신세가 된다. 갈메기나 소 같은 생명체들은 존재하지만 플레이어를 제외한 다른 인류를 찾아볼 수 없어 사실 별 의미도 없는 라디오를 연료로 소모하지 않고 남겨두게 되는 그런 분위기의 게임이다.

 

PS4에서는 트로피 시스템이 있어 도전할 요소들이 있었지만 닌텐도 스위치에서는 플레이어의 도전요소를 강조하지 않는 편이라 아무래도 한 번의 플레이가 끝나면 다시 찾기는 애매한 그런 작품이다. 길이가 길지는 않지만 게임을 고를 때 분위기나 아트를 중시하는 플레이어라면 마음에 들 수 있을 것이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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