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A2와 몬티파이튼을 합친 중세풍 오픈월드, '러슬러'

패러디와 재현
2021년 11월 22일 16시 55분 43초

에이치투 인터렉티브는 젓수 게임즈의 오픈월드 액션 게임 '러슬러'를 닌텐도 스위치, PS4 및 PS5 한국어판으로 지난 4일 출시했다.

 

러슬러는 위대한 말 도둑(Grand Theft Horse)을 표방하는 오픈월드 액션 게임이다. 부모가 귀찮았던 모양인지 대충 지어버린 '가이'란 이름의 주인공이 되어 역사적 고증에 신경을 쓰지 않은 중세를 배경으로 봉건적 부정이나 종교 심문, 마녀 사냥 등의 스토리를 경험하거나 자유롭게 중세의 세계를 돌아다니며 행패를 부릴 수 있다. 플레이어는 두 발로 걷거나 훔친 말을 타고 튀기, 검이나 석궁 등 몇 종류의 무기를 활용해 병사나 기사들에게 맞서기 등 몬티 파이튼 감성의 유머 감각을 접목시킨 혼란스러운 중세를 체험하게 된다.

 

러슬러는 각 온라인 스토어에서 35,0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 GTA와 몬티 파이튼의 패러디

 

러슬러의 배경이 되는 중세 시대는 역사적으로 고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세계다. 사실, 게임의 소개에서도 알 수 있겠지만 위대한 차 도둑 GTA나 몬티 파이튼풍 유머를 패러디하는 것으로 탄생한 게임이기에 고증 부분에 신경을 쓰는 것보다는 유머나 다양한 문화적 패러디로 작중의 세계를 채우는 것에 치중했다. GTA 시리즈의 주인공들 중 정상적인 내력을 가진 사람이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러슬러의 주인공 가이 역시 말 도둑질을 일삼는 불한당이자 중세의 배움이 부족한 평민이다.

 

게임은 고전이 된 GTA2와 비슷한 느낌으로 플레이하게 된다. 시점부터 레트로 탑다운을 채택했고, 지금은 조금 시스템이 달라졌지만 GTA 시리즈의 구작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무기들을 맵 곳곳에 존재하는 포인트에서 줍거나 병사 등을 처치해 획득하는 방식이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어지간히 조심하지 않는 이상 수배도가 오르는 경험을 하게 되고, 스토리에서는 아예 전투가 발생해 수배도가 오르는 상황이 주어지기도 하니 수배를 피하는 방법은 꼭 알고 있어야 한다. 수배도를 내리는 방식은 고정된 장소에 부착된 수배전단을 떼어내면 된다. 심지어 병사나 기사들이 추격하고 있는 상황에도 전단을 뗄 수 있어 그리 길지 않은 시간 내에 전단이 같은 장소에서 다시 나타나는 시스템을 활용해 주위를 맴돌다가 전단을 떼고 빠지는 방식을 취하면 쉽게 수배를 내릴 수 있다.

 

서두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플레이어는 가이를 중심으로 진행하게 되는 스토리 미션을 수행하는 것이 기본 목적이지만 그냥 스토리를 팽개치고 중세 도시를 돌아다니며 깽판을 치고 폭력을 행사하거나 말 또는 마차를 훔칠 수 있다. GTA 시리즈의 차량과 대응하는 말들은 마종에 따라 최고 속도나 최고 속도에 도달하기까지의 시간 등 능력치 차이가 있다. 경찰 역할인 치안 유지 병사들이 타는 말이 속도적인 면에서 가장 뛰어난 편인데, 빼앗는 방법이 어렵진 않은 편이라 필요할 땐 일부러 수배를 올리게 되기도.

 


 


 

 

 

■ 재미있는 시도

 

GTA라는 인기 프랜차이즈에 다양한 패러디 요소들을 가미시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는 것이 러슬러에 대한 평이다. 중세 시대와 GTA의 접목이라는 시도는 재미있는 시도였다. 다만 메인 스토리를 기준으로 게임의 볼륨이 아주 긴 편은 아니고, 중세 무술이나 경마, 인명 구조 등의 부가 활동과 편자같은 수집요소가 몇 가지씩 존재해 이것들을 소화하면 자연스레 플레이타임은 늘어나겠지만 극초반만 진행해도 게임 진행도가 20% 내외를 오간다.

 

게임을 플레이해보면 꽤나 웃음에 집착하는 부분이나 GTA2의 느낌을 그대로 옮겨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음유시인을 고용해서 데리고 다니며 개인 BGM으로 활용하다 때려서 곡을 바꾼다던가 말을 묶어두는 장소에 뻔뻔하게 있는 주차장 표지판 등 작정하고 웃기고 싶다는 느낌을 받았다. 수배를 떨어뜨리는 방식도 경찰 배지를 먹어서 수배도를 내리는 방식이 있었던 구작 GTA와 마찬가지로 수배전단을 뜯어내서 벗어난다는 점을 비롯한 상당한 부분들이 비슷한 시스템을 취하고 있다. 한편 편자를 모으거나 스토리 및 퀘스트를 진행해 얻은 스킬 포인트를 투자해 가이의 다양한 능력을 강화하면서 게임이 점점 편해지는 방식이 존재한다.

 

말의 조작이 특정 상황에서 굉장히 불편해진다. 그냥 달릴 때는 시민을 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는데, 벽에 충돌하는 등 전진할 수 없는 상황에서 빠져나올 때 상당히 뻑뻑한 조작감을 느끼게 된다. 앞서 언급한 가이의 스킬 시스템을 통해 몇 가지 편의성은 게임플레이를 통해 확보할 수 있지만 그를 감안해도 시스템 자체가 GTA2 시절의 불편함을 고스란히 남겼다는 느낌을 준다. 추억 속 게임의 느낌은 잘 살려냈지만 반드시 플레이해야하는 명작보다는 정말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머리를 비울 때 가볍게 잡을만한 게임이다. 평작 정도를 오가는 신작.​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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