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퀘어에닉스의 PS5 및 PC 기대작 '포스포큰(Forspoken)'이 두 번의 연기 끝에 오는 24일 출시될 예정이다.
당초 지난해 5월 24일 출시될 계획이었으나, 퀄리티 향상을 위해 10월 11일로 출시일을 변경한 바 있으며 이후 다시 한 번 오는 2023년 1월 24일로 출시일이 미뤄진 바 있다. 루미너스프로덕션이 개발한 최신작 포스포큰은 마법과 파쿠르 액션 등을 즐길 수 있는 오픈월드 기반의 게임으로 뉴욕에 살고 있는 흑인 여성 프레이 홀랜드가 수수께끼의 현상에 휘말리게 되고 아름다우면서도 잔혹한 이세계 아시아(Athia)로 날아가 경험하게 되는 일련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게임샷은 포스포큰의 정식 출시를 조금 앞두고 미리 게임의 전체 버전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아 리뷰를 작성한다. 출시를 앞두고 게시되는만큼 포스포큰의 핵심 스토리 등 중요한 부분들은 언급을 피하고 있음을 알리며 PS5 버전을 기준으로 작성되었다.
■ 있어야 할 곳
포스포큰의 주인공 프레이 홀랜드는 뉴욕에서 사는 21세의 흑인 여성이다. 뉴욕에서 살고 있다니 꽤나 그럴듯해 보이지만 막상 프레이의 삶은 그렇게 번듯하지 않다는 것을 게임의 도입부에서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그런 뉴욕에서의 삶을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프레이는 어딘가 다른 곳으로 떠나고 싶어하며, 우연히 차원문과 같은 것에 의해 지구와는 다른 세계 아시아로 향하게 된다. 느닷없이 아시아라는 전혀 다른 세계로 떨어진 프레이는 그곳에서 프레이에게만 들리는 목소리로 대화를 거는 금빛 팔찌 커프에게 아시아가 처한 상황을 전해듣고, 인류 최후의 보루인 고지대의 도시 시펄에 당도한다.
게임 속 세계인 아시아는 서두에서 언급한 것처럼 아름답고 신비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본색을 드러내며 위험성을 보인다. 프레이의 명명으로 브레이크라 불리는 현상이 아시아 전역에 퍼져있으며 그녀가 당도한 그 순간까지도 아직 브레이크의 영향을 받지 않은 지역을 향해 마수를 뻗치고 있는 상황이었다. 브레이크에 닿은 생명체는 거의 모두 징그러운 이형의 모습으로 변해버리고 지성을 잃으며 공격적으로 변하는 대신 전투 능력이 상당히 향상된다.
게임의 주인공인 프레이는 이런 브레이크에 영향을 받지 않는 존재로, 시펄 밖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가 있다. 당연하게도 시펄의 사람들은 이런 프레이에 대해 기대를 갖게 되며, 이런 기대가 부담스러운 프레이는 그렇게 떠나고 싶었던 뉴욕으로 돌아가고자 한다. 시니컬하면서도 프레이와 협력하는 팔찌 커프와 프레이가 자아내는 아시아에서의 여행은 프레이가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을 찾아가는 이야기라고도 볼 수 있다. 아시아를 끔찍한 상황으로 몰아넣은 브레이크 현상과 일찍이 아시아를 통치하며 사랑을 받은 네 명의 탄타 등 플레이어는 포스포큰을 플레이하면서 이 세계에 얽힌 이야기들을 점점 알아갈 수 있게 된다.
■ 마법과 파쿠르를 활용한 전투
포스포큰의 핵심 컨텐츠는 스토리와 모험, 전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게임을 시작하기에 앞서 플레이어는 스토리 중시, 오픈월드 중시, 액션 배틀 중시와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기본 모드를 선택해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다. 이번 플레이에서는 기본 난이도로 게임을 플레이했다.
아시아에서 펼쳐지는 여정 중 프레이는 마법을 사용해 적들의 위협에 대항한다. 처음에는 프레이의 자속성 마법만 사용할 수 있지만 게임을 진행하면서 다른 속성의 마법을 배울 수도 있고, 프레이의 레벨이 오르거나 지면에서 솟아오르는 마력을 습득해 모인 마력으로 마법 트리의 여러 마법들을 배워가며 점차 다양한 마법을 사용하면서 보다 강해진 능력을 구사할 수 있다. 곳곳에 존재하는 책장과 상호작용을 해서 각각의 마법에 대응하는 퀘스트를 수행하며 한 번 더 마법을 강화해 몇 가지 이익을 얻는 것도 가능하다.
프레이를 강화하는 요소는 기본 전투 능력인 마법과 손톱에 새길 수 있는 네일, 장비 등이 있다. 네일은 양 손에 각각 새길 수 있으며 장비는 각각 강화요소를 부여할 수 있는 망토와 목걸이가 준비되어 있다. 게임을 플레이하며 이미 일부 능력이 부여된 장비를 얻는 것도 가능하다. 전투와 필드에서 얻을 수 있는 자원들을 소모해 강화 등의 컨텐츠를 진행하는 것이기에 플레이 도중 꾸준히 눈에 보이는 소재를 채집하면 한결 수월하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회복약 상한을 늘려주는 업그레이드와 자원 채집 주머니의 한도를 높여주는 업그레이드를 잘 챙겨주면 좀 더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마법은 오른쪽 트리거를 당겨서 사용하는 일반 마법과 트리거를 오래 당겨서 시전할 수 있는 마법, 그리고 보조 계열의 효과를 지닌 지원 마법, 마법을 사용하면서 게이지가 모두 채워지면 사용할 수 있는 강력한 마법 등이 존재한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지원 마법을 비롯한 여러 마법들은 마법 트리 메뉴에서 새로운 것과 강화된 버전을 배울 수 있다. 아시아 곳곳에 존재하는 적들은 주로 각 속성의 마법 중 하나엔 약하다. 전투나 커프의 스캔 능력을 통해 약점을 파악하면 한결 수월한 전투를 즐길 수 있다.
프레이가 피격을 당하면 커프가 조금씩 입을 피해를 경감해주나 계속해서 피해를 입으면 일시적으로 커프의 방어가 기능하지 않아 프레이가 상당히 취약해진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프레이는 마법 파쿠르 능력을 배울 수 있고 더욱 다양한 기능을 배워 갈 수 없었던 장소로 갈 수 있게 되기도 한다. 이 마법 파쿠르는 배운 순간부터 전투에서 회피 기능으로 활용된다. 회피 성능이 상당히 좋아서 적당히 감만 잡으면 전투를 상당히 쉽게 즐길 수 있게 된다. 사실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므로 쉽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프레이가 아시아에서 뉴욕으로 돌아가기 위해 겪는 여러가지 사건들을 다루는 메인 퀘스트 외에도 보조 퀘스트인 사이드 패스가 게임 진행에 따라 추가된다. 꾸준히 이런 사이드 패스를 진행하거나 이벤트를 경험하고 나면 경험치나 아이템을 얻을 수 있기에 적극적으로 이런 것을 찾아다니는 것 역시 게임의 난이도를 조절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또한 아시아의 세계에 펼쳐진 봉인 미궁을 돌파해 아시아에 얽힌 비밀들을 파악하거나 샘에서 특별한 마법을 배울 수도 있고, 타임어택 방식으로 진행하는 이벤트 등 곳곳에 몇 가지 컨텐츠들이 제공되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모두 정리하면서 게임을 진행한다면 플레이타임이 제법 늘어날 것이다.
■ 프레이의 손가락엔 마법이, 내 손가락엔
포스포큰의 스토리는 어느 정도까진 예상하기 쉬운 정석적인 전개를 따르고 있다. 스토리 배분에 있어서 도입부의 뉴욕 파트나 탄타를 만나기 전까지의 과정은 꽤 시간을 할애하는 편이지만 그 이후부터는 생각보다 빠르게 스토리의 진도를 뺀다. 굳이 다른 길로 돌아가 구석구석의 지역 컨텐츠를 수행하지 않으며 메인 퀘스트를 진행하는 길에 있는 컨텐츠 정도만 소화하는 것을 기준으로 1회차 엔딩들을 보는 데까지 약 14시간 내외가 소요됐다. 엔딩 이후엔 다시 아시아에 추가된 일부 컨텐츠나 인물들의 후일담격 스토리를 즐길 수 있다.
프레이의 손가락에, 정확히 말하면 손가락 끝의 손톱에는 마법을 새기지만 플레이어는 내 손가락엔 피로감이 새겨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유는 앞서 포스포큰의 전투 방식을 소개한 부분에서 어렴풋이 눈치챘을지도 모르겠지만 적의 종류나 상황에 따라 차지 공격을 하거나 일반 공격을 난사해야 하는 상황이 주어지는데, 이 난사가 효율적인 상황에서 트리거를 당기는 손가락이 꽤나 혹사당하기 때문이다. 자마법의 차지 공격 중에는 트리거를 누르고 있으면 연사 형태로 마법이 나가는 것도 있지만 모든 상황에서 이 마법이 통하는 것도 아니니 결과적으로 게임을 클리어한 후에는 손가락이 꽤 피로함을 느꼈다.
손가락의 피로감을 제하고 전투 자체를 보자면 근접 스타일의 마법을 제외한 다른 마법들의 타격감이 꽤나 아쉬웠다. 대신 마법 파쿠르를 활용한 전투 등에 있어 꽤 속도감 있고 화려한 장면들을 연출해낼 수 있으며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처럼 손쉽게 거의 대부분의 장소를 타고 오를 수는 없지만 마법 파쿠르와 다른 속성의 마법 파쿠르 능력을 적극적으로 섞으면 대부분의 장소에 진입할 수 있다. 기본 난이도를 기준으로 모든 보스들의 난이도는 굉장히 무난해 어려움 없이 게임을 클리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오히려 독성 마법에 약점을 가진 특정 일반 적을 상대하는 것이 좀 더 힘들었으며 후반부에 높이를 활용한 전투를 펼칠 때 사정권에 들어오는 순간을 노려야 하는 보스가 시간을 조금 소요시켰다.
전투 면에서 다소 피로감은 있었지만 게임의 스토리 자체는 묘하게 당기는 맛이 있다. 정석적인 클리셰들이 들어갔지만 커프와 프레이의 틱틱거리는 대화도 괜찮았고, 커프의 발언 빈도를 최대로 조정해도 조금 겹치는 대사들은 있지만 지루해지기 전에 게임의 엔딩을 볼 수 있었다. 도중에 조금 급전개라 느껴지는 부분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프레이가 성장하는 과정과 아시아의 이야기들이 다뤄지는 과정을 보는 것은 괜찮은 경험이었다. 개인적으론 팔찌 커프의 빈정대는 캐릭터성이 마음에 들었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