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엔진 언리얼을 개발하고 스토어 및 디지털 창작 생태계로 손을 뻗친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가 레고와의 협업을 통해 신규 게임 '레고 포트나이트'를 지난 7일(미국 동부 표준시) 정식 출시했다.
레고 포트나이트는 창의력을 바탕으로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레고와 빌딩+슈팅 배틀로얄 포트나이트의 마법이 만나 광활한 오픈 월드를 탐험할 수 있는 서바이벌 크래프팅 게임으로, 어린이와 가족 모두에게 재미있고 안전한 디지털 공간을 만들기 위해 에픽게임즈와 레고 그룹의 장기적 파트너십을 맺으며 탄생한 첫 번째 디지털 플레이 경험이다. 플레이어는 레고 스타일로 만들어진 포트나이트의 캐릭터로 식량과 자원을 수집하고 아이템을 제작하거나, 대피소를 건설하고 자신의 마을에 주민들을 영입해 친구들과 함께 밤에 습격하는 적들과 맞서게 된다.
레고 포트나이트는 최근 신작들과 함께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한 포트나이트의 새로운 타이틀로, 기존 포트나이트 배틀로얄 섬의 19배 크기에 달하는 95 제곱킬로미터의 플레이 가능한 공간 전체를 스트리밍한다. 이 신작은 PC, 안드로이드, 플레이스테이션4, 5, Xbox One, Series X/S, 닌텐도 스위치, 클라우드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무료로 플레이할 수 있다.
■ 생존과 샌드박스 월드
레고 포트나이트를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금번 출시된 신작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포트나이트 설치가 필요하다. 이번 리뷰에서는 PC 에픽게임즈 스토어를 통해 포트나이트를 플레이했다. 이번 플레이의 경우 포트나이트를 설치하고 나면 첫 화면 세팅이 포트나이트 배틀로얄이 아닌 새로 출시된 레고 포트나이트로 설정되어 있었다. 이번에 복귀한 플레이어라면 변화한 UI에 혼란을 느낄 수도 있지만 레고 포트나이트, 배틀로얄, 포트나이트 페스티벌, 로켓 레이싱 등 공식적인 플레이 모드들은 에픽 제작 탭에서 만나볼 수 있다.
레고 포트나이트로 플레이 모드를 세팅하면 다른 모드에서 사용하던 플레이어의 캐릭터들이 모두 레고 캐릭터화한다. 여기서 본편 포함 다른 모드들처럼 최대 4인 파티를 모아 게임을 시작할 수 있다. 다만 게임 플레이를 위한 세계를 먼저 만들어야 한다. 세계의 가장 큰 구분은 생존과 샌드박스 모드의 차이다. 물론 기본 세팅 외에도 플레이어가 세부 세팅을 조절할 수 있지만 일단 기본 세팅만을 소개하면 생존은 돌아다니며 재료를 채집하고, 적대적인 NPC나 몬스터들과 싸움을 벌이기도 하며 허기나 체력 관리 등을 해가며 동굴과 숨겨진 장소를 탐험하기도 하는 맛이 있는 모드다. 샌드박스 모드는 자원의 압박 없이 자유롭게 레고로 건물을 만들 수 있는 모드다.
당연히 기존에 보유한 포트나이트 캐릭터들을 그대로 사용 가능하다.
레고 포트나이트가 주려는 본연의 맛은 두 가지 모드 전부 나누어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일단 생존 모드의 경우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플레이어를 위해 생존 옵션을 제공해 플레이어가 자신의 피난처를 만들어내고, 점차 업그레이드하며 마을을 형성하고 추위나 더위, 허기를 체력과 함께 관리하는 생존 집중형 경험을 제공한다. 허기가 극에 달하거나 추위가 심해지거나 더위가 심해지면 플레이어는 피해를 입는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장비나 음식 아이템, 지역을 넘어가면 올라가는 적 난이도에 대비한 장비 등을 챙겨야 한다.
샌드박스 월드에서는 이런 생존의 위협을 기본적으로 배제했고, 자원의 제약 없이 무제한으로 도구나 블록, 프리셋을 사용해 나만의 세계를 꾸리는 샌드박스 및 크리에이터 모드의 경험을 제공한다. 두 모드 중 원하는 것을 고르거나, 설정을 좀 더 만져주면서 취향껏 선택해 플레이하면 되겠다.
■ 빌딩과 탐험
넘어간 차원이 우연히 레고 월드였다는 것이 간단하게 요약한 레고 포트나이트의 스토리 설정이다. 플레이어는 게임 시작 직후 특정 NPC와 함께 레고 포트나이트에서 살아남기 위한 기초 규칙들을 배워나가게 된다. 동행하고 있는 NPC에게 대화를 걸면 당장 무엇을 해야하는지, 어떻게 재료를 구할 수 있는지 등을 그때그때 물어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처음 레고 포트나이트를 플레이하는 사람이라도 몇 차례 필요한 물품이나 피난처를 만들어가며 게임에 자연히 적응하는 흐름을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레고 포트나이트의 세계 속에서 플레이어가 즐길 수 있는 것은 빌딩과 탐험, 그리고 그 탐험에 들어갈 수 있는 전투 요소라고 본다. 빌딩은 레고라는 완구가 가진 창의적인 만들기의 이미지에 더해 플랫폼으로 확장되기 전, 오리지널 배틀로얄 시절부터 재료로 구조물을 만들며 싸우는 슈팅 배틀로얄 게임을 구현한 포트나이트 IP와의 조합인만큼 빠질 수 없는 요소다. 사실 어느 한 쪽만 있더라도 이제 건축이나 창작이라는 이미지는 떼놓을 수 없다는 말도 맞는 이야기다.
여기서도 목재와 광물, 그리고 끈이나 천 같은 기타 재료를 수집해서 가공하고 이를 도구로 만들며 건물을 지어 나만의 마을을 형성할 수 있다. 가장 기초적인 건축물 프리셋이나 자유롭게 만들 수 있는 토대들은 1차적으로 채집할 수 있는 가장 흔한 재료만 가지고도 만들 수 있지만 마을의 레벨이 오르고 기능성 구조물의 레벨이 오르면서 배우는 추가적인 제작 지식들에는 상위 등급의 재료나 재료를 한 번 가공한 것들을 요구하기에 채집을 위해서라도 탐험을 필수적으로 하게 만드는 자연스러운 순환 구조를 이룬다.
탐험은 독특한 장소나 요소, 그리고 일종의 상위 자원 채집용 또는 모험의 용도로 활용되는 동굴 탐색 등을 제공한다. 앞서 공식적인 게임의 소개에도 알리고 있는 것처럼 세계의 크기가 꽤나 커서 환경이 바뀌는 지역으로 가기까지도 꽤 오랜 시간 달려나가야 한다. 맵 곳곳에는 몇몇 종류의 적들이 있고, 가끔 마을을 찾아오는 티라노 목격담 같은 것들도 존재한다. 하지만 초기의 주요 탐험 목적은 당면한 소재를 구하는 것이고, 환경과 적의 강함이 다른 지역에 가기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하기도 하다.
나중엔 이런 것도 만들 수 있지만
처음엔 이런 허름한 도면과 재료만 사용할 수 있다.
동굴은 단순히 보물상자들이 놓였거나 추가로 동굴 소재들이 자생하고 있는 곳, 밤에만 나타나는 해골 몬스터나 공격적인 동물 적 등이 존재하는 던전 타입의 동굴 등이 존재한다. 구성이 다를 뿐이지 전반적인 구조는 비슷한 형태를 돌리는 느낌이나 동굴도 인접한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어 본 기자가 만들었던 생존 세계는 설원 지역이 상당히 가까운 위치에 있었고, 초원과 설원의 경계에 동굴이 있었는데 이 동굴은 이후 탐험한 다른 동굴과 다르게 얼음 동굴이라 추위가 상당히 심해 한참을 지나 추위 내성 음식을 챙기고도 초 단위로 체력이 빠져나가서 탐험하기 힘든 극한의 환경을 보여줬다. 다른 동굴은 물론이고 이런 상위 컨텐츠에서 발견할 수 있는 소재는 낮은 등급의 도구로 채집조차 할 수 없어 탐험을 위한 준비까지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
전투는 단순한 편이다. 그래도 이를 몇 가지 상황과 특징을 부여해 극복하는 시도를 보여준다. 구르기를 사용하는 껍데기를 뒤집어 쓴 적이나 늑대, 밤이면 떼로 몰려나오는 해골, 허름한 피난처에서 경계하고 있는 적대적인 인간들, 그리고 심지어 아무도 없는 피난처에 보물상자만 덩그러니 놓여 플레이어가 보물상자에 손을 대면 우르르 몰려나오는 복병전술을 펼치는 적대적 인간 등 초원 지역 안에서만 해도 꽤 많은 상황과 마주쳤고 이들과 싸움을 벌일 수 있었다. 전투 난이도 자체는 그렇게 어렵지 않은 편이다. 방패 하나를 쥐고 있거나 회피 기능만 잘 사용해도 불의의 습격을 강한 적에게 당해 순식간에 죽는 경우가 아니라면 죽을 일이 거의 없다. 넓은 맵에서 탐험의 가장 큰 위험요소는 허기와 더위, 추위 같은 환경 요소였다.
■ 함께하면 더 즐거울 것
당연한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만약 다른 플레이어와 함께 파티를 한 상태로 진입하면 재료를 모으러 흩어져도, 혹은 함께 돌아다니며 모험을 해도 혼자 즐길 때와는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일단 함께 플레이하는 것만으로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데다 채집을 하는 손이 느는 만큼 물리적으로 한 번 들고 돌아올 수 있는 기본적인 소재 양 자체가 다르기도 한 것처럼 이점이 말도 안 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혼자서 할 때도 주민을 데리고 다니거나 마을을 위해 일해달라고 요청을 할 수는 있지만 실제 플레이어가 역할을 분담하고 협력하는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빌딩이야 원래부터 빌드를 강조한 두 IP의 만남이니만큼 이것저것 만들어 볼 수 있었다. 생존과 샌드박스로 월드 자체를 구분했고 설정까지 주어진 것도 그렇고, 이런 장르는 특히 플레이어들이 느끼는 재미요소가 서로 다른 편인데, 빌드도 나름 재미있지만 개인적으론 생존과 모험이 즐거웠다. 처음에 살기 급급할 때는 구색만 갖춘 단칸 피난처만 가지고 부대끼면서 살았고, 다음으로는 마을 업그레이드나 생활 기반을 갖추는 데에 주력했지만 이후 어느 정도 게임에 익숙해진 시점부터는 맵을 여행하며 새로운 것들을 발견하고 위험에 대응하는 것이 재미있었다. 저 멀리 보이는 무지개를 따라가니 구름과 그 위에 있는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었고, 마을에 방문한 모험가에게 최근 북쪽에서 티라노를 발견한 적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작정 북쪽으로 떠나기도 하는 등 처음 만나는 세계에서 느낄만한 모험의 즐거움이 있었다.
앞으로 충족해줬으면 좋을 것 같은 요소들도 있었다. 적의 종류가 아직은 적은 편이고 사용할 수 있는 레고 블록도 앞으로 늘어가면 더 좋을 것 같다. 또, 건축을 할 때 기둥 같은 얇고 작은 요소들을 붙일 때 좀 적응이 힘든 감이 있었다. 이런 추후의 개선점을 생각하더라도 한 번 잡고 밤새 플레이하게 만드는 매력은 느낄 수 있었다. 저 지역엔 뭐가 있을지, 저 너머에 뭐가 있을지 궁금증을 느끼며 탐험하는 맛이나 레고를 사용해 건축물과 마을을 형성하는 컨텐츠에 흥미를 느낀다면 플레이할만한 신작이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