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 코리아는 지난 21일 만화 원작 애니메이션 블리치의 가정용 대전 액션 게임 최신작 '블리치 리버스 오스 소울즈'를 PS5, 4, Xbox Series X/S, 스팀에 정식 출시했다.
블리치 리버스 오브 소울즈는 원작 속 스토리인 사신 대행 편부터 아란칼 편까지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신작 대전 액션 게임으로, 플레이어블 캐릭터 전원이 각성하고 극한의 상황을 뒤집어 역전하는 블리치의 일격필살 드라마틱 대전 액션을 체감할 수 있는 타이틀이다. 원작 블리치 특유의 개성적인 참백도, 참권주귀를 활용한 스타일리시한 수싸움과 추가로 캐릭터 고유의 강화 액션을 구사해 상대의 배틀 스타일을 무너뜨리고 쓰러뜨리는 쾌감을 선사한다.
이번 리뷰는 PC 스팀 버전에서의 플레이를 기준으로, RTX 3060이 장착된 PC 환경에서 플레이했음을 알린다. 여담으로, 말미에는 최저사양에도 진입하지 못하는 GTX 1060 6GB 개인 PC 환경에서의 플레이는 어떤지도 가볍게 언급하겠다.
게임 전반의 연출도 스타일리시한 편이다
■ 익숙한 스토리에 반가움이
게임의 원작인 블리치는 원피스와 나루토 동세대 만화 삼대장으로 묶이는 '원나블'의 블을 담당하는 만화다. 어째선지 유령을 볼 수 있고 물리적으로 두들겨 팰 수도 있는 능력을 가진 고교생 쿠로사키 이치고가 우연히 사신 쿠치키 루키아를 만나면서 사신계에 발을 들이며 수많은 싸움을 하게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스토리 모드는 이치고가 아이젠과 대치하고 위기를 맞은 장면으로 시작해, 이후 블리치의 초반부인 이치고가 루키아를 만나게 되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여기서부터 순서대로 스테이지 루트를 따라 블리치 원작의 스토리를 따라가게 된다.
블리치 팬덤에서는 반 농담, 반 진담으로 명대사나 시적인 표현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원작자 쿠보 타이토를 만신 쿠보라고 부르며 칭송한다. 블리치에는 만화의 재미 외에도 밈적으로 아직까지 회자되는 장면이나 대사들이 존재하는데 이런 부분에서도 반가울만한 장면들이 많이 있다. 여러가지 의미로 팬덤에서 인기가 많은 차드의 대사들이나 작품 내외로 인지도가 상당히 높은 아이젠 소스케의 대사들을 게임에서 다시금 만나볼 수 있다.
스토리 모드는 원작을 따라가는 메인 스토리와 캐릭터의 숨겨진 이야기를 체험할 수 있는 시크릿 스토리가 준비되어 있다. 스토리 모드에서는 주로 이치고 위주로 플레이하게 되지만 진행하고 있는 스테이지의 전개에 따라 이치고 외의 다른 캐릭터로 플레이하게 되기도 한다. 일부 스테이지에는 상대를 격파하는 것 외에도 원작대로의 전개에 맞춰 달성하면 특별 시나리오나 승리 조건이 발생하는 리얼 모먼트나 시크릿 스토리 최종화 진행을 위해 필요한 시크릿 모먼트가 존재한다.
시크릿 스토리의 경우는 서브 스토리 컨텐츠로 기능하기도 하는데, 개방되기 전까지 어떤 것이 조건인지 알기는 어렵다. 메인 스토리 컨텐츠를 진행하다보면 하나둘씩 시크릿 스토리가 개방되며 현세, 소울 소사이어티, 웨코문드까지 3개의 카테고리가 존재한다. 시크릿 스토리도 메인 스토리와 마찬가지로 스토리가 진행되다 전투로 이어지는 등 해당 시크릿 스토리의 주인공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게임에서만큼은 강캐가 되신 잇햄
스토리의 분기는 다른 캐릭터의 시점으로 진행된다
시크릿 스토리
■ 혼백을 깎는 독특한 배틀
블리치 리버스 오브 소울즈의 배틀은 기존 대전 액션 게임과 닮았으면서도 살짝 다르다. 정통파 대전 액션 게임을 생각하고 들어왔다면 살짝 당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게임을 처음 시작했을 때 요루이치에게 배울 수 있는 배틀 가이드를 한 번은 꼭 플레이해보길 추천한다. 기본 공격으로 속격과 섬격, 고유기, 거기에 가드와 잡기가 존재한다. 보편적으로 보면 속격은 약공, 섬격은 강공으로 치환할 수 있을 것이다. 가위바위보처럼 공격과 가드, 잡기의 상성이 있으며 가드 중에 공격을 받아 가드 게이지가 0%가 되면 가드 브레이크 상태가 된다. 가드 브레이크 때에는 가드를 할 수 없어 영자가 30% 이상일 때도 훼혼기를 맞게 된다.
양 플레이어는 2개의 중요 게이지를 가지고 있다. 다른 동일 장르 게임의 체력이 영자, 라운드 개념과 비슷한 것이 혼백이다. 이 혼백이라는 것이 라운드와 비슷한 개념이라는 것은 기술이나 전투 양상에 따라 깎이는 수치가 다르기 때문. 영자가 30% 아래로 떨어져 게이지가 붉어지면 이 때 필살기 개념이라 할 수 있는 훼혼기를 맞춰 상대의 혼백 수치를 깎아낼 수 있다. 이 훼혼기는 가드나 회피가 불가능하므로 붉은 게이지 상태일 땐 맞지 않는 게 중요하다.
승리하기 위해서는 이 훼혼기를 잘 사용해야 하며 만화 고유의 각성 시스템들을 각 캐릭터에게 녹여 원작 속 다양한 기술을 구현하는 데에도 힘썼다. 또한 만해 등 각성 기술들을 구사해 캐릭터를 더 강하게 만들 수 있고 이 상태에서는 훼혼기가 파괴하는 혼백의 수도 증가한다. 영력을 모아 영압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 게임 내에서는 이 영압기를 필살기로 소개하고 있지만, 결정적으로 상대의 혼백을 깎는 것은 훼혼기이므로 개념적으론 이쪽이 필살기에 더 가깝지 않나 싶다. 이외에도 리버스 게이지를 사용해 특정 상황에서 발동할 수 있는 리버스 액션도 존재한다. 이치고의 경우 특수하게 리버스 액션 분기 없이 소울 리버스만 발동하고 참월 아저씨가 등장하는 식으로 훼혼기가 변화한다.
처음에 익숙하지 않을 때는 이게 대전 격투 게임이 맞나 싶을 정도로 좀 아귀가 잘 맞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지만, 게임을 플레이하며 시스템에 익숙해질수록 생각 이상으로 치밀한 수싸움이나 고증을 살린 부분들을 캐치할 수 있게 되며 배틀 파트에 공을 많이 들였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다만 혼백을 전부 깎아야 승리하는 게임의 특성상 한 판이 굉장히 길다는 것은 피곤하게 느껴질 수 있다. 특히 온라인 플레이에서 상대와 실력차가 많이 나면 얻어맞다가 그냥 손을 놔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다.
요루이치의 각성
■ 하지만…'완벽'에 무슨 의미가 있지?
블리치 리버스 오브 소울즈는 애니메이션 블리치를 3D로 구현해 스토리와 배틀을 빚은 신작이다. 생략되는 부분도 많고 조금 딱딱한 느낌은 들지만 스토리 모드 전반에서 원작의 스냅을 가져와 대사로 퉁치는 방식보다 풀 보이스와 3D로 원작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데에 집중했으며, 배틀에서는 알아갈수록 흥미로운 방식을 고유한 시스템에 잘 녹여냈다. 예를 들어 리버스 게이지를 사용해 상대의 뒤를 잡을 수 있는 순보는 그 자체만으로도 성능이 좋지만 정확한 타이밍을 맞췄을 때 나타나는 연출이 또한 일품이다.
배틀에선 기대한 것 이상으로 원작의 디테일을 훌륭하게 챙긴 것이 발견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여러 캐릭터들의 기술 등 원작에서 아이젠 소스케를 만난 적이 없는 차드에게는 '일부 캐릭터 훼혼기 연출' 중 리버스 게이지를 2 소비하고 단 한 번 혼백 파괴를 무효화하는 아이젠의 경화수월이 먹히지 않는다거나, 원작 특유의 턴 기반 전투 같은 감성을 3D 대전 액션에 녹여낸 것 또한 맛있다. 조금 전 이야기한 순보 연출도 그런 맥락에서 상당히 매력적이다.
순보 연출
차드의 영압이 사라졌어
하지만…완벽에 무슨 의미가 있지?라는 원작 대사처럼 블리치 리버스 오브 소울즈는 완벽한 원작 기반 게임이라고는 할 수 없다. 스팀 버전에 한해서는 최적화나 아직 실제 배틀에서 사용되는 무한콤보가 계속 발굴되고 있기 때문. 무한콤보 같은 경우는 초반 온라인 인구 분산 방지를 위해서라도 핫픽스를 통해 수정할 필요가 있어보이며, 마찬가지로 최적화면에서도 PC에서는 권장사양을 충분히 넘어섬에도 드물게 아예 몇 초 이상 멈추는 경우가 있고, 전조 없이 게임이 튕겨버리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그럼에도 블리치 리버스 오브 소울즈는 대전 게임의 주고받음을 좋아하는 장르 팬이나 원작인 블리치를 좋아하는 팬일수록 더욱 즐거운 게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원작 고증 면에서도 애니메이션 IP 기반 게임 중 상위권에 속한다. 처음엔 좀 어색하게 느껴져도 배틀을 좀 파고들어보면 생각보다 재미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며, 기본 세팅상 스토리 모드에서도 플레이어가 CPU를 상대하는데 상대가 만만찮은 세팅이라 단순히 CPU와 대전하는 것도 꽤나 즐겁다. 추후 최적화나 튕기는 문제가 개선되고 나면 온라인 랭크 매치도 추가되었으면 한다.
프리 배틀도 긴장감이 넘치지만
연전을 치르는 미션 모드도 존재한다
여담으로, 최적화가 아쉽다고 했지만 반전으로 하위 방향으로의 최적화는 생각보다 좋았다. 스팀 표기 기준 최저사양은 AMD Radeon VII나 RTX2070을 요구하고 있는데 놀랍게도 그보다 아랫 라인이라 볼 수 있는 GTX1060 6GB 환경에서도 멀쩡하게 구동되고, 오히려 멈춤 현상은 덜 발생하는 등 생각보다 플레이가 쾌적했다.
GTX1060에서는 좀 흐려지지만 원활하게 잘 돌아가 놀랐다
쿄라쿠 씨가 비켜주지 않아서 고생 깨나 했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