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조는 이번 EWC에서 1위와 2위의 예상 난이도가 극단적으로 다른 조다. 젠지가 확실한 1강으로 평가되는 반면, 나머지 세 팀은 어느 팀도 8강 진출을 장담하기 어렵다.
TSW는 MSI에서 TES를 꺾으며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보여줬지만 결국 LYON에게 0대 3으로 패하며 탈락했다. KC 역시 LEC 준우승팀이라는 이름값과 달리 MSI 플레이인에서 좋지 않은 경기력을 보였고, SEN은 EWC 북미 선발전 우승 이후 자국 리그에서 하락세를 겪었다.
* 젠지
젠지는 지난해 EWC 우승팀이다. 결승전에서 T1을 상대로 3대 2 승리를 거두며 우승했고,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이번 대회에 직행했다.
선수들의 이름값만 본다면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어느 팀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 그럼에도 올 시즌의 젠지는 과거와 다르다.
FST에서는 G2에게 0대 3으로 완패했다. ‘로드 투 MSI’에서도 T1에게 패하며 MSI 진출에 실패했다. 젠지가 MSI에 참가하지 못한 것은 복수 시드 체제가 도입된 이후 처음이다.
현재 젠지는 더 이상 LCK의 1황이 아니다. HLE와 T1이 젠지보다 더 강한 팀인 것이 현실이고, 팀의 원 플랜도 흔들린다. ‘룰러’의 ‘조세회피’ 건에 대한 미흡한 대처로 다수 팬들의 여론도 좋지 못하다.
팀의 중심은 여전히 ‘기인’이다. 화려한 선수는 ‘쵸비’지만 기인이 라인과 사이드에서 중심을 잡아 주지 못하면 젠지의 플레이도 힘을 잃는다. 기인이 버티고 ‘캐니언’과 쵸비가 움직이는 구도가 만들어져야 룰러가 성장할 시간도 생긴다.
반대로 이러한 기본 구도가 막히면 젠지는 상당히 경직된 팀이 된다. 이는 지난 FST G2전에서도 확인이 가능하고, 이번 정규 시즌, 그리고 플레이오프에서도 드러난 부분이다. 선수들의 체급은 충분하지만 경기의 방향이 틀어졌을 때 새로운 방법을 만드는 능력이 좋은 편은 아니다.
다만 B조에서 이러한 약점을 공략할 만한 팀은 보이지 않는다. KC는 G2처럼 전략적인 팀이 아니다. TSW는 합류 속도가 빠르지만 운영의 완성도가 떨어지고, SEN 역시 선수들의 체급과 팀플레이 모두 젠지에 미치지 못한다.
MSI 참가팀들은 결승전이 끝난 후 바로 프랑스로 이동해야 한다. 젠지는 충분한 휴식과 준비 기간을 확보했다. 오랜 실전 공백으로 경기 감각이 떨어질 수는 있지만 피로감이 없고 상대를 분석할 시간도 많다.
젠지를 이번 대회의 유력한 우승 후보로 보기는 어렵다. HLE나 BLG, T1 등 젠지보다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이는 팀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8강 진출은 충분하다. 아니, 너무 과한 수준이다.

* TSW
TSW는 이번 MSI에서 평가가 가장 크게 변한 팀 중 하나다. 대회 전까지만 해도 최하위권 전력으로 분류됐다. CFO가 핵심 선수들을 잃고 GAM 역시 ‘리바이’의 은퇴로 약화된 상황에서, 기존 2인자였던 TSW가 자연스럽게 LCP 1위가 됐다는 평가가 강했다.
MSI 첫 경기에서 HLE에게 0대 3으로 패했을 때만 해도 이러한 예상이 크게 틀리지 않아 보였다. 반전은 TES전에서 나왔다.
TSW는 LPL 2번 시드인 TES를 상대로 3대 1 승리를 거뒀다. 상대의 탑과 서포터가 좋지 않은 플레이를 반복한 것은 사실이지만 TSW 역시 충분히 잘했다.
‘푼’과 ‘히즈토’, ‘다이어’로 이어지는 상체가 빠르게 움직였고, 상대가 자리를 잡기 전에 먼저 교전을 열었다. TES가 못했던 만큼이나 TSW가 잘했던 경기임을 부인할 수는 없다.
다만 LYON과의 경기에서 0대 3으로 완패했다. 어떻게 보면 상당히 기복이 심한 팀이라고 볼 수 있을 만하다.
TSW의 장점은 상체다. 푼이 탑에서 주도권을 만들고 히즈토와 다이어가 빠르게 움직이면 팀 전체의 합류 속도가 살아난다. 정돈된 운영으로 상대를 누르기보다 상대가 자리를 잡기 전에 먼저 싸움을 여는 팀이다. 반대로 초반에 힘을 내지 못하면 승리 공식이 급격하게 사라지는 단점도 있다.
결국 TSW는 고점이 터지는가, 아니면 저점이 터지는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변수는 KC다. KC보다 나은 모습을 보인다면 8강 진출이 가능할 듯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3위권으로 대회를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

* KC
KC는 올 시즌을 앞두고 전력을 보강했다. 지난 시즌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였던 ‘블라디’와 ‘타르가마스’를 정리하고, ‘예후’와 ‘부시오’를 영입했다. ‘칸나’와 ‘야이크’, ‘칼리스테’까지 더해지면서 지난해보다 안정적인 로스터가 만들어졌다.
그 결과 올 시즌에는 MKOI를 넘어 G2 다음의 팀으로 올라섰다. LEC 스프링 결승에서도 G2를 상대로 풀세트 경기를 펼쳤으며, 유럽 EWC 선발전을 통해 출전권도 획득했다.
다만 MSI에서의 결과는 좋지 않았다. 첫 경기에서 DCG에게 3대 0 승리를 거뒀지만 이후 T1에게 0대 3으로 패했다. 여기까지는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한 결과였다.
문제는 TLAW전의 결과다. 전력상 우위가 예상됐던 TLAW를 상대로 한 세트도 가져오지 못하고 0대 3으로 완패했다. T1전보다 오히려 더 실망스러운 결과였다.
KC의 현 문제는 어느 한 부분이 심각하게 나쁘다기보다 모든 선수들이 기대보다 조금씩 부족하다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라인전에서 확실한 우위를 만드는 선수도 없고, 불리한 상황에서 경기를 뒤집을 만한 강력한 카드도 보이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상대가 실수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밀리는 경기가 나온다.
그럼에도 8강 진출 가능성은 나머지 두 팀보다 조금 높다고 생각된다. TSW와 SEN 모두 고점과 저점의 차이가 크고, 3판 2선승제 경기에서는 선수들의 기본 체급이 중요하다. KC가 MSI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좋지 않았지만 TSW와 SEN을 상대로도 같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그만큼 1위는 힘들겠지만 2위는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변수는 TSW다. TSW의 고점이 다시금 터진다면, 그리고 KC 역시 TLAW전 같은 어중간한 경기력이 나온다면 2위도 쉽지 않은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

* SEN
SEN은 올 시즌 LCS에 새롭게 합류한 팀이다. ‘임팩트’와 ‘함박’, ‘다크윙스’, ‘라헬’, ‘후히’로 구성된 팀은 강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충분히 자국 내에서 할 만한 로스터로 평가됐다.
EWC 북미 선발전에서의 경기력은 상당히 좋았다. C9과 FLY 등 북미 상위권 팀들을 연달아 꺾었고, 결승전에서는 FLY에게 3대 1 승리를 거두며 1위로 당당히 EWC 출전권을 획득했다. 선발전 당시만 놓고 본다면 북미에서 가장 강한 팀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정규 시즌의 경기력은 평범했다. LCS 스프링 정규 시즌에서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했고 플레이오프에서도 FLY에게 패하며 탈락했다.
SEN의 장점은 노장이 많다는 부분이다. 즉 경험이 풍부하다. 임팩트는 많은 국제 대회를 경험한 선수이며, 후히 역시 팀의 중심을 잡아 줄 수 있다. 두 선수가 정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상당히 끈끈한 경기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전체적인 체급은 높지 않다. 실제로 다른 팀들에 비해 전력상으로 떨어지는 모습이기도 하다.
다만 LYON이 MSI에서 3대 0 승리를 거둔 것처럼 TSW에게는 승리를 거둘 가능성이 있다. 만약 TSW의 폼이 좋지 않다면 3위까지도 노려볼 만하다. 반대로 TSW의 좋은 폼이 이어질 경우, SEN의 최하위는 확정적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싶다.

* 젠지의 1위는 확실, 2위는 KC가 조금 앞서는 상황
B조에서 젠지의 전력은 압도적이다. 현재 젠지가 LCK 최고의 팀은 아니지만 나머지 세 팀과 비교하면 선수들의 체급과 운영 능력 모두 차이가 크다. 실전 공백이라는 변수가 있기는 해도 조 1위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문제는 남은 한 자리다. TSW는 TES를 꺾을 정도의 고점을 보여줬지만 LYON에게 0대 3으로 패하면서 팀 경기력이 불안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KC 역시 LEC 준우승팀이지만 MSI에서 T1과 TLAW에게 6세트 연속 패배를 기록했다. 어찌 보면 세 팀 모두 균일한 전력이라기보다는 들쑥날쑥한 경기력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2위 자리는 KC와 TSW의 경합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무게추는 KC에 더 크게 기운다. TSW가 TES에게 승리한 것 자체가 평균값이라기보다는 ‘해프닝’에 더 가깝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